우리나라 여성, 특히 9~14세 소녀기 건강 관리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22일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등이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여성이 건강한 사회, 한국의 미래입니다’라는 주제로 주최한 '제3차 여성건강포럼'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최안나 전문의(산부인과)는 “우리가 이룬 사회적 경제적 성장 커브에 비해 여성의 신체적·사회적 건강 수준과 관심은 안타깝기 그지없다”며 “예컨대 부인과 질환의 약 중 생산이 중단되고 수입도 안되는 약이 있다. 관련 환자들이 어렵게 치료를 받고 있어 (정부에) 대책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지만, 산부인과전문의의 목소리조차 통하지 않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소녀기 건강 문제가 소외되고 있는 현실의 또 다른 이유로 사회적 편견 등을 꼽았다.

그는 “아직도 임신해야 가는 곳이 산부인과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자궁경부암백신을 이야기하면 ‘문란한 성생활’을 연상하는 인식도 여전하다”며 “자궁경부암백신은 정부예산이 투입된 필수예방접종 대상으로 공짜로 맞을 수 있는데, 인식 자체가 변하지 않으면 효과를 볼 수 없다”고 피력했다.

우리나라 모성사망률이 증가하는 상황에 대한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 모성사망률은 2008년 이후 증가하고 있다. (여성의) 결혼, 출산 연령은 높아지면서 고위험 임신은 증가하는데,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숙련된 산부인과 전문의는 줄고 있다. 한국과 같이 경제력이 발전한 나라에서 모성사망률이 증가하는 것을 누가 믿겠나”라며 “우리부터 인식을 바꿔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포럼은 국립중앙의료원 안명옥 원장이 ‘소녀 건강과 여자의 일생’을 주제로 국내 청소년 및 학교 밖 청소년의 건강실태 등 소녀기 건강이 가지는 의미 및 중요성에 대해 발표했다.

이어 이화여자대학교 국제대학원 김은미 교수가 ’소녀들의 보다 나은 삶(Better Life for Girls) 구상과 개도국 소녀건강 연구‘를 주제로 소녀기 건강 이슈와 국제적 정책 동향에 대해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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