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DPP-4억제제 복합제 처방범위 확대…복합제 간 경쟁에는 영향 적을 듯

최근 메트포르민의 허가사항이 변경됐지만, DPP-4억제제 복합제 경쟁구도에는 영향을 미치기 어려울 전망이다.


다만 당뇨병 치료제 시장에서 DPP-4억제제 복합제가 차지하는 비중은 더 늘어날 것이 기대된다.

최근 DPP-4억제제 복합제인 ‘트라젠타듀오’(성분명 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는 크레아티닌 청소율(CrCl) 45ml/min 이상 또는 사구체 여과율(eGFR) 45ml/min/1.73㎡ 이상인 신장애 또는 신부전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사항이 변경됐다.

이전까지는 CrCl이 60ml/min 미만인 신부전 및 신기능 장애 환자에게 사용하지 못했으나, CrCl 수치가 45 이상 60 미만인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범위가 확대된 것이다.

이는 메트포르민 성분을 경증 또는 일부 중등도 신기능 장애 환자에게도 쓸 수 있도록 허가 기준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리나글립틴을 비롯해 테네리글립틴, 제미글립틴 성분은 시타글립틴 등 다른 DPP-4억제제와 달리 환자의 신기능 상태와 관계없이 처방할 수 있다.

때문에 트라젠타듀오는 메트포르민으로 인해 사용이 막혔던 중등도 신장애 환자에게까지 사용 폭이 확대되는 이점을 얻을 수 있게 됐다.

현재 국내 제2형 당뇨병 환자 중 40%가 신기능 장애를 동반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자누비아’(성분명 시타글립틴) 등 일부 DPP-4억제제는 환자의 신기능 정도에 따라 1/2 또는 1/4 용량조절이 요구되는데, 복합제는 성분용량이 고정돼있어 용량 조절이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일부 국내 의료진은 이런 변화가 임상현장에서의 복합제 선택에 영향을 주기엔 사실상 어렵다고 내다보고 있다.

대부분의 복합제는 1일 2정 용법으로 DPP-4억제제 절반용량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신기능에 따른 용량조절이 필요한 경우 투여량을 1정으로 줄이면 된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타글립틴 복합제인 자누메트는 6개의 고정용량 옵션이 있는데, 이 중 5개에 시타글립틴 기본용량 100mg의 절반인 50mg이 포함돼있다.

시타글립틴은 CrCl 수치 50 이상인 경증 신장애 환자에게선 용량조절이 필요하지 않고, CrCl 수치가 30 이상 50 미만인 환자에게선 50mg으로의 용량조절이 필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임수 교수는 “시타글립틴 복합제의 경우 시타글립틴 절반용량이 포함돼있기 때문에 신기능에 문제가 있어 용량조절이 필요한 환자의 경우 복합제를 하루에 1정으로 처방하고 있다”면서 “신기능이 더 떨어져서 시타글립틴을 (50mg보다) 더 줄여야 하는 환자에게는 애초에 메트포르민을 추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메트포르민을 처방할 수 있는 신장애 정도가 넓어졌지만, 여전히 시타글립틴 50mg보다는 메트포르민이 환자의 신기능에 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면서 “그런 면에서 보면 시타글립틴 성분 복합제 처방이 이번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메트포르민 허가사항 확대로 제품 간 선택에 영향이 있기보다는 DPP-4억제제 복합제 시장이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면서 “복합제 선택에 있어서는 서방정 유무가 중요하다. 서방정이 없다는 것은 분명한 단점”이라고 덧붙였다.

메트포르민 처방 가능범위가 넓어진 것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는 신기능이 조금만 나빠도 쓰지 못하도록 엄격하게 제한돼왔으나, 사구체 여과율을 45 이상으로 하더라도 문제없을 것이라는 논문이 많았다”면서 “이미 그렇게 사용해왔는데, 더 편하게 근거를 갖고 사용할 수 있게 된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라젠타듀오는 CrCl 수치가 45 이상 60 미만인 중등도 신장애 당뇨병 환자 중 유산산증의 위험을 증가시킬만한 다른 증상을 동반하지 않는 경우 투여할 수 있으며, 최대 권장량은 2.5/500mg 1일 2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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