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 지원율 70~80%, 지방은 50~60%
50% 못 넘긴 지방 대학병원도 많아
“결원 생긴 수도권으로 지원 몰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 지방 대학병원들은 지원율 50~60% 정도를 보였다(ⓒ청년의사).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 지방 대학병원들은 지원율 50~60% 정도를 보였다(ⓒ청년의사).

입대와 수련 포기 등으로 전공의 지원 인력풀(pool)이 줄었는데, 이마저도 수도권과 인기과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수련병원 대부분은 예년과 달리 이번 하반기 모집 결과 공개를 꺼렸다. 빅5병원을 비롯해 상급종합병원 대부분은 전공의 지원 현황을 공개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서울아산병원은 전공의 지원율이 70~80% 수준이라고만 공개했으며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서울성모병원)도 비슷한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방 대학병원에 비하면 빅5병원은 선전했다. 지방 대학병원 전공의 지원율은 평균 50~60% 정도다. 인턴은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곳이 많았다. 지방에서는 이번 모집으로 수도권 쏠림이 심화됐다고 우려한다.

이는 청년의사가 22일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마감한 상급종합병원 39곳을 조사해, 이중 지원율을 공개한 11곳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지방 소재 대학병원인 11곳은 평균 전공의 지원율 60%를 넘기지 못했다. 그나마 인기과로 몰렸다.

지방 대학병원 11곳 중 전체 전공의 지원율 60%를 넘긴 곳은 4곳으로, 부산대병원(63.5%)과 전북대병원(63.0%), 전남대병원(63.0%), 조선대병원(76.0%)이었다. 칠곡경북대병원은 모집 인원의 36.6%만 채웠으며 대구가톨릭대병원은 48.8%로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인턴 지원자는 더 적었다. 인턴 지원율을 공개한 8곳 중 전북대병원(55.9%)과 부산대병원(55.6%), 충북대병원(50.0%)만 정원의 절반을 채웠으며 나머지는 40%대였다. 원광대병원은 인턴 지원자가 7명(17.9%)뿐이었다.

전체 정원 미달 속에서도 인기과는 지원자를 찾았다. 전북대병원은 이번 모집에서 전체 전공의 정원은 채우지 못했지만 7개과인 정신건강의학과·신경외과·안과·피부과·재활의학과·정형외과·이비인후과는 100% 충원에 성공했다. 반면 필수과로 분류되는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는 미달이었다.

계명대 동산병원도 필수과는 미달을 면치 못했지만 안과와 영상의학과 1년 차는 정원보다 지원자가 더 많았다.

1년 차와 상급년차가 함께 돌아오는 경향도 보였다. 레지던트만 모집한 칠곡경북대병원의 경우 신경과는 1~4년 차가 1명씩 지원했으며 응급의학과도 1~3년 차 1명씩 3명이 충원됐다. ▲신경외과 2년 차 1명 ▲산부인과 2년 차 2명, 4년 차 1명 ▲영상의학과 1년 차 3명, 2년 차 1명이 지원했다. 총 41명 정원에 15명만 충원한 칠곡경북대병원은 25일까지 추가 모집을 진행한다.

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가 수련병원별 신청 받은 모집 인원은 총 1만3,498명으로, 인턴 3,006명, 레지던트 1년 차 3,207명, 레지던트 상급년차 7,285명이다.

지방 대학병원들은 이번 하반기 모집을 통해 상당수 인원이 수도권 수련병원으로 빠졌을 것으로 봤다.

지방 소재 A대학병원 교수는 “지방 대학병원들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며 “진료과별 편차가 극심하다. 정형외과, 정신과, 안과, 피부과 등 전통 인기과는 전공의들이 거의 다 돌아온 반면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청과는 부진하다. 전망이 어둡다고 생각해 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방 대학병원) 필수과 전공의들 중 상당수가 결원이 생긴 서울 수련병원으로 몰렸다고 들었다”며 “윗년차와 아랫년차, 동기도 없는 지방 대학병원에서 수련받기 쉽지 않으니 당직 등을 고려해 여럿이 함께 지원한 것 같다. 현실적으로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다”고 했다.

그래도 돌아오는 전공의들이 있어 “힘이 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몇 차례 추가 모집에도 미미한 복귀율이 힘이 빠졌는데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앞으로는 수련환경 개선에 더 신경 쓸 예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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