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의학회, 하반기 전공의 충원율 42% ‘충격’
전공의 한명도 복귀하지 않은 대학병원도 있어
“응급의료체계 유지하려면 최소한의 지원 필요”

대한응급의학회는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응급의학과 충원율이 40%대 초반이라며 상황이 심각하다고 했다(ⓒ청년의사).
대한응급의학회는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응급의학과 충원율이 40%대 초반이라며 상황이 심각하다고 했다(ⓒ청년의사).

정부는 전공의 복귀로 의료체계 안정화를 기대했지만 응급의료 현장의 우려는 더 커졌다. 하반기 모집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전공의 복귀율이 40%대 초반에 불과했다. 대한응급의학회는 “당혹 그 자체”라며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보건복지부가 2일 공개한 2025년도 하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에 따르면 응급의학과는 656명 모집에 276명(42.1%)만 충원됐다. 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기는 수도권이나 비수도권 모두 마찬가지였다. 수도권 소재 수련병원들은 응급의학과 전공의 379명을 모집한다고 공고했지만 42.5%인 161명만 충원됐다. 비수도권은 277명 모집에 115명만 충원돼 41.5%였다.

기존에 있던 전공의까지 합치면 364명이다. 의정갈등 이전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총 608명이었지만 이들 중 59.9%만 수련을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

보건복지부 발표자료 재가공
보건복지부 발표자료 재가공

응급의학회에 따르면 ‘빅5병원’ 중에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복귀율이 33%에 불과한 곳도 있다. 권역응급의료센터로 지정된 수도권 소재 한 대학병원은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한명도 복귀하지 않았다. 의정 갈등 이전 이 대학병원 응급의학과에는 응급의학과 전공의 8명이 수련 받고 있었다. 또 다른 대학병원은 응급의학과 전공의 16명 중 4명만 복귀했다. 이곳도 권역응급의료센터다.

응급의학회 이경원 공보이사(용인세브란스병원)는 “응급의료체계 안정화를 논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전공의 인원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그래도 수도권은 어느 정도 의미 있는 복귀가 있으리라 기대했다. 그러나 수도권이나 비수도권이나 40% 초반대의 모집 결과를 보면서 당혹 그 자체”라고 했다.

이 공보이사는 “응급진료는 물론이고 정상적인 수련조차 걱정스러운” 상황에서 전공의 복귀를 이유로 비상진료 건강보험 지원도 중단되면 응급의료체계 안정화는 더 힘들어진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대 증원 정책 발표 이후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한 지난해 2월 20일부터 중증·응급 환자 진료공백 방지를 위해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 한시적 인상 등 비상진료 건강보험 지원방안을 시행했다.

이 공보이사는 “전공의가 없거나 매우 부족한 권역응급의료센터, 지역응급의료센터에서 응급진료는 앞으로도 여전히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감당할 수밖에 없다”며 “전공의 복귀를 단순히 정상화로 치부하며 한시적 응급의료 지원책이 건강보험 재정 고갈이라는 명분 아래 사라진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겠느냐”고 했다.

그는 “응급의료체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 한시적 인상된 응급진료 전문의 진찰료 수가 유지 ▲인상분의 50% 이상 전문의 직접 보상 제도화 ▲ 24시간 응급의료 특성 반영한 야간·공휴 30% 가산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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