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공익재단이 투자하고 삼성서울병원과 타 기관의 개발 협력 형태 될 듯

[청년의사 신문 이혜선]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서울병원 메르스 사태에 대국민 사과를 하면서 앞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혀 그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미 삼성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사업에 뛰어든 상황이지만 백신 및 치료제 개발을 이곳에 맡기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기사를 통해 소식을 접했는데 현재 바이오시밀러만을 연구개발 중이기 때문에 백신을 개발하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그럴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제약사를 인수해 직접 백신 개발에 뛰어드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이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 국내에 백신 개발 기술을 보유한 전문가도 부족한 상황인데다 백신을 개발하는데 최소한 1조원 이상의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삼성의 자본력으로 불가능한 일이 아닐 수도 있지만 현 상황에서 자체적으로 백신을 개발할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제약사 인수는 아예 고려 대상이 아니다. 오늘 발표된 내용이 전부다. 감염병 예방을 위해 해외기관과 공조할 계획이며 백신을 자체적으로 개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용을 누가 어떻게 댈지에 대해서도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생명 공익재단 이사장으로서 삼성서울병원 운영 최고 책임자이기 때문에 삼성이 직접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뛰어들기보다는 삼성서울병원의 연구진과 전 세계병원 및 연구소와의 협력을 지원하는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이날 대국민 사과 기자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송재훈 삼성서울병원장은 "백신 및 치료약을 개발하는 전 세계적 의료기관, 연구소와 협력할 계획"이라며 “빌앤멜린다 게이츠재단에서 말라리아나 에이즈치료제 개발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는 것처럼, 병원과 협력해서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 지원하는 것이 공공 보건에 기여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재용 부회장과 송재훈 병원장의 발언을 종합해 볼 때, 직접 개발이 아닌 삼성의 치료제 개발은 삼성서울병원이 다른 기관과의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치료제를 개발에 참여하거나 삼성공익재단이 펀드를 이용해 감염병 예방을 위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형식이 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신종감염병을 대비하는 데 있어 연구 인프라 구축이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이재갑 교수는 “당장 시급한 것은 연구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다. 신종감염병 질환은 연구가 중요한데, 현재 우리나라는 한 사람이 인플루엔자를 연구했다가, 메르스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상황이다" 라며 "연구인프라를 구축해 언제든지 백신을 개발하거나 상용화할 수 있는 단계까지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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