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평원 전 임원들 정부 간섭·통제 시도 일제히 비판
이무상 전 원장 "정부 없이도 의료계 민간 자율로 잘해왔다"
안덕선 전 원장 "평가기구 통제법 본 적 없어…초심 지키자"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위기에 전 임원들이 한 목소리로 "흔들리지 말자"고 했다. 정부의 의대 교육 평가 개입과 평가기구 지정 취소 '위협'에도 "의평원은 지금까지 걸어온 의평원의 길을 그대로 걸어가면 된다"고 격려했다.
지난 16일 의평원이 평가 개입과 무력화 논란을 부른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개최한 기자회견에는 이무상(2대)·안덕선(3·4대)·김영창(5·6대) 전 원장과 이윤성(3·4대) 전 이사장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전 원장은 "교육부가 의평원을 (평가기구로) 인정하기 전부터 우리는 민간 자율로 (의학 교육 평가를) 수행했다. 정부가 인정하지 않으면 이전처럼 다시 민간 자율로 일하면 된다"며 "(정부가 압박한다고 해서)주눅 들 필요가 전혀 없다"고 했다.
이 전 원장은 "과거에는 우리나라 의대 교수들이 일본 의대 교수들에게 (기) 죽어 지내야 했다. 그러다 의학 교육 평가인증을 제대로 하게 되면서 더 이상 그러지 않는다. 어느 과든 일본 교수들 앞에서도 고개를 높이 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만큼 "의대에도 품격이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품위라는 것이 존재한다"며 "정부는 지금 이 품격을 망가뜨리고 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의대가) 쌓아온 국제적 품격을 정부가 망치는 일은 해선 안 된다"고 했다.
안 전 원장은 세계의학교육연합회(WFME) 부회장 재직 당시 경험을 들어 "나라에서 (평가기구를 통제하는) 법을 만드는 것을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의학 교육 문제로 "말썽을 빚은 나라는 대개 (사정이) 똑같다. 부패한 정치권이 전문직과 충돌한다"며 "왜 우리나라가 이런 곳과 같은 반열에 들어야 하느냐"고 했다.
의대 평가·인증 역사에서 "정부가 늘 선하지는 않았다"면서 "극히 단기간에 많은 의대를 만들었고 의료계가 그 뒷감당을 해 (의학 교육에) 성공하자 이제는 더한 일을 하려 해 안타깝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평원장은 (의평원의) 초심을 잃지 말길 바란다. 정부가 협력하든 협력하지 않든 (의평원은) 지금까지 아주 어렵게 (교육 평가를) 이끌어왔고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기간이 됐다"면서 "이 수준을 유지하며 밀고 나가는 게 옳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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