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료계, 내시경 관련 수가 합의…건정심 통과하면 확정

보건복지부와 의료계가 수면내시경과 내시경 소독수가에 합의하면서 위 수면내시경은 5만원대 후반, 대장 수면내시경은 8만원대 후반, 난이도 있는 치료 목적 수면내시경은 12만원, 소독수가는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 사이에서 잠정 결정됐다.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대한위장내시경학회 등 의료계 대표들은 12일 서초동 심평원 서울사무소에서 마지막 '수면내시경 환자관리료 전문가 자문회의'를 개최하고 수면내시경과 내시경 소독 수가에 대해 이같이 합의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학계 관계자는 “위 수면내시경은 5만원대 후반, 대장은 8만원대 후반, 치료내시경은 12만원대로 합의했다”며 “실질적으로 6만원, 9만원, 12만원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내시경 소독수가의 경우 “1만2,000원에서 1만3,000원 사이에서 합의됐다"며 "내시경 횟수가 적은 의료기관의 경우 원가보다 떨어질 수 있지만 월별 (내시경) 건수가 30건이 넘어가는 병원들에서는 적절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소독수가의 경우 당초 심평원이 제시한 안이 1,900원에서 2,000사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6배나 높아진 것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더욱이 복지부와 의료계는 이번 회의에서 낮은 내시경수가 전체에 대한 논의를 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 이 문제는 향후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그는 “내시경수가가 전체적으로 낮은 것은 맞다. 하지만 이번 논의에서 모두가 만족할 만한 수가를 책정하기에는 어려웠다"며 "이번에 수가가 신설된 만큼 앞으로 상대가치점수 개정 때마다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복지부와 심평원도 현실의 문제를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함께 대안을 마련해 왔다"며 "모두를 만족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수가를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서는 "정확한 가격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통과해고 미세한 조정이 더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내시경 소독 수가 현실화 및 수면내시경 수가를 관행수가 이상으로 요구하며, 내시경 거부라는 극단의 카드를 들고 나왔던 개원가도 당초 알려진 것과 다르게 결정되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대한위장내시경학회 박창영 회장은 “회의 참석자들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당초 알려진 것보다 현실화 돼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충분하지는 않지만 신설되는 내시경 소독수가는 물론 수면내시경 수가의 경우 첫 기준점으로 봐서는 나쁘지 않은 가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올해 초 내시경 소독수가가 2,000원이라는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얘기가 됐을 때는 정말 내시경을 그만둬야겠다고 생각했었다”며 “하지만 이후 적정 내시경 소독수가가 얼마 정도 돼야 하는지 근거들을 모아 자료로 만드는 작업을 했다. 쉽지는 않은 작업이었는데 전문가 회의에 참여했던 소화기내시경학회나 위장내시경학회 관계자 등의 역할이 컸다”고 전했다.

수면내시경 수가와 관련해서도 아쉽지만 앞으로 상대가치점수 개정 시 현실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수면내시경 수가가 마지노선으로 생각했던 수가보다 조금 낮아 아쉽기는 하지만 정부도 성실히 임한 만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신설되는 수가의 경우 상대가치점수의 첫 스타트가 얼마에서 출발하느냐가 중요한데 충분하지는 않지만 의료계 입장이 어느 정도 반영된 만큼 앞으로는 점수를 현실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에 전문가 회의를 통해 합의된 수면내시경 수가와 소독수가는 향후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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