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별 분리수업 후 통합→동시 졸업 가닥
수강 신청 기회 제공 위한 학칙 변경 추진도
전의비, 8월 21일 마지막 회의 끝으로 해산 준비
의대생 복귀를 앞두고 의대들이 수업 준비에 분주하다. 학년별로 분리해 계절학기와 주말 등을 활용해 수업 진도를 따라잡을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구상하고 있다. 학년별로 이미 복귀해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과 2학기 복귀생을 분리해 수업할 예정이다. 24학번과 25학번도 분반 수업한다.
40개 의대가 있는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선진화를위한총장협의회(의총협)가 의대생 2학기 복귀 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한 이후, 의대들도 학교별 커리큘럼 구성을 위한 논의를 시작했다. 의사 인력 수급과도 연결되는 만큼 학년별 의사국가시험 응시 시기 등도 고려 대상이다.
학년별 커리큘럼은 모두 다르겠지만 기본 방향은 9월 복귀 학생들은 같은 학년이라도 이미 복귀해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과 진도 차이가 있는 만큼 수업을 분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족한 부분은 방학 등 계절 학기를 이용해 따라잡고 이후 수업 진도가 기존 학생들과 일정해지면 분리했던 수업을 통합해 동시 졸업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의학과(본과) 4학년의 경우 교육병원 실습과 의사국시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실습 일수를 채우고 내년 8월 졸업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경북의대는 오는 9월 2학기 수업을 24학번과 25학번을 분리해 수업하기로 했다. 모자란 학점은 겨울방학과 내년 여름·겨울방학 동안 계절 학기를 이용해 채우기로 했다. 성균관의대도 9월 복귀하는 의대생 교육 정상화 방안 논의를 시작했다. 성균관의대는 수업 준비 과정에서 의대생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회의 시작 단계라고 밝혔다.
성균관의대 A교수는 “대학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논의 결과도 다를 수밖에 없다. 수강 신청을 하지 않은 학생들이 대부분이고 수강 신청을 한 후 수업 거부 중인 학생도 있다"며 "일반적인 학사 과정과 다른 상황이기 때문에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열어주기 위한 학칙 변경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A교수는 “성균관의대는 학생들 의견을 듣기 위한 미팅 시작 단계”라며 “언제 수업을 시작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이제 준비를 해야 한다”고 했다.
가톨릭관동의대 관계자는 "아직 논의 중이다. 학년별로 이론과 실습 커리큘럼이 달라 어떤 방식으로 가야할지 고민하고 있다"며 "우리 대학은 25학번 정원이 99명으로 2배 늘었기 때문에 분리 수업 등 여러가지 방식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연세의대 안석균 교수비상대책위원장도 “구체적인 커리큘럼은 학교마다 차이가 있다”며 “아직 예과 1~2학년과 의학과 1~2학년, 4학년에 대한 방향은 있지만 3학년에 대한 방향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에서 결정하면 의대들도 그에 맞춰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KAMC는 이날 오후 회의를 갖고 의대생 수업 복귀 방안을 논의한다.
의대생 복귀 방안이 구체화되면서 의정 갈등 시기 의학 교육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의대 교수들이 꾸린 비상대책위원회도 해산 준비에 들어갔다.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오는 8월 21일 마지막 회의를 끝으로 활동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외부 '특혜' 시선에 의대생들 간 갈등도…"회복 방안 찾아야"
의대생들이 학교로 돌아와 수업을 시작해도 갈등은 남는다. 의대생 복귀를 '특혜'로 접근하는 외부 시선과 남아 있던 학생들과 복귀한 학생들 간 갈등이다.
의학전문대학원인 차의과대 일부 학생들은 제적 통보를 받은 학생들에 대해 실질적인 처분이 내려지지 않을 경우 오는 2학기부터 집단 휴학에 들어가겠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차의과대는 지난 5월 재학생 170여명 중 미복귀한 32명이 제적 대상자로 확정됐다.
차의과대 학생 일부는 지난 18일 성명을 내고 “갑자기 올해 유급과 제적 확정 시기가 다가오자 (제적생들이) 아무 예고 없이 돌아오겠다고 선언했다”며 “우리 학교의 경우 복귀 기일을 넘기고도 정부 승인 없이 독단적으로 제적생들의 복귀를 허가했다. 그들이 다른 과 학생들보다 뭐가 그렇게 잘났다고 이렇게까지 특혜를 제공하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연세의대는 의대생 2학기 복귀 과정에서 일부 교수들이 1학기 복귀생과의 형평성, 교육 질 저하 문제 등을 들어 보직 사퇴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연세의대 측은 의학 교육 정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라며 "이미 수습된 상황으로 모두 의대생 복귀를 위한 교육 방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안 위원장은 “(갈등 상황이) 태풍처럼 이야기되고 있지만 찻잔 속 흔들림일 뿐이다. 너무 크게 확대됐다. 갈등 상황이 알려진 것과 달리 크지 않다”며 “모든 이들이 (의대생 복귀에) 만족하진 않겠지만 총장들도 의대생 수업 복귀 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현실로 받아들이고 (회복할 수 있는) 뭔가를 찾아야 한다. 지금은 학생 복귀를 위해 준비해야 할 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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