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52주 배정 ‘2월’ vs 3~4학년 분산 배정 ‘8월’
교수 사직 등 병원 사정 있는 의대 ‘8월’ 졸업 주장

의대들이 '임상실습 52주' 문제로 의학과 3학년 졸업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청년의사).
의대들이 '임상실습 52주' 문제로 의학과 3학년 졸업 시기를 정하지 못하고 있다(ⓒ청년의사).

‘2027년 2월이냐, 8월이냐.’ 의학교육 정상화 방안을 마련 중인 의대 학장들이 의학과(본과) 3학년 졸업 시기를 두고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임상실습 기간 배정 기준이 의대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 21일에 이어 22일까지 전국 의대 학장들을 대상으로 의학교육 정상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취합했지만 본과 3학년 졸업 시기를 정하지 못했다.

1차 회의에서 40개 의대 중 18곳이 본과 3학년 졸업 시기를 2027년 2월로 해야 한다고 했으며, 9곳은 2027년 8월이 적당하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다시 의견을 취합했지만 의견 차는 여전했다. 학교별로 다른 본과 3학년 임상실습 기간 때문이다.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으로 의대생은 주당 36시간, 총 52주간 임상실습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일부 대학은 본과 3학년에 52주 임상실습을 완료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정하고 있지만, 본과 3~4학년에 걸쳐 실습 시간을 분산 배정하는 곳도 있다.

본과 3학년 1년 동안 52주 임상실습을 완료할 수 있는 대학들은 2027년 2월 졸업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대학은 빨라야 2027년 8월 졸업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교수 사직도 늘면서 교육병원 사정상 2학기부터 바로 임상실습을 시작하기 어려운 곳들도 있다. 본과 3학년 졸업 시기를 2027년 8월로 정하면 의사국시를 두 번 실시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한 의대 학장은 “2027년 8월 졸업을 주장하는 학교는 임상실습이 주단위로 이뤄져 계절 학기나 주말 보강 개념이 없고 교수 사직이나 전공의 문제 등 교육병원 사정으로 당장 2학기 실습이 불가능한 학교들도 있다"며 "통일된 의견을 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2월 졸업시키려면 마지막 한 학기를 완전히 없애야 하는데 ‘5.5년 졸업’으로 수업단축에 해당된다. 이에 대한 형평성 문제도 발생한다”고 했다.

의대생 졸업 시기가 다르면 의사국시 추가 시행에 따른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의대 학장은 “정부에서도 시험을 두 번 준비해야 되는 부담도 있지만 실제 시험 출제 위원이나 감독은 의대 교수들이 맡고 있다”며 “(시험 출제 등에) 투입되면 2박 3일간 외부와 연락도 단절된다. 그럴 때마다 진료 부담도 커진다. 2~3년은 혼란스러울 것 같다”고 했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