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총장, 의대생들에 “이해하지만 돌아와라” 서신
의평원 평가 거부 이유로 의대생 미복귀 꼽는 총장도
전공의만큼 의대생들도 미동이 없다. 2학기 개강을 앞두고 있지만 휴학계를 내고 학교를 떠난 의대생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다. 결국 대학 총장까지 나서 의대생들에게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
충남대 김정겸 총장은 지난 31일 의대생들에게 서신을 보내 “여러분과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학교로 돌아와 주길 간곡히 요청한다”고 했다.
김 총장은 “의대 입학정원 증원 문제도 어느덧 반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우리 모두의 기대와 달리, 아직까지도 서로의 입장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며 “여러분들이 선뜻 학교로 발길을 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님을 잘 이해한다”고 했다.
그렇지만 돌아와 달라고 했다. 김 총장은 “학업을 재개해 전문 지식과 경험을 쌓고 우리나라 의료 현장을 지킬 수 있게 되길 저뿐만 아니라 학내 구성원, 아울러 국민들이 간절히 고대하고 있다”며 복귀를 거듭 당부했다.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다시 학업을 이어가는 것”이라며 “제도의 한계로 문제없는 복귀를 지원하는데 시간적 여유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도 했다.
김 총장은 “학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며 “학교는 학기를 어떻게 구성하고 수업을 어떻게 운영하면 부족한 학업 시간을 메울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어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복귀를 결심한 의대생은 학생복귀지원센터로 연락을 주면 “그에 맞춰 학사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의대 정원이 증원된 대학들은 의대생 복귀가 먼저라며 한국의학교육평가원 평가 연기를 요구하기도 한다. 경북대 홍원화 총장은 의대생들이 돌아오면 3개월 뒤 주요변화평가 계획서를 제출하겠다며 의평원 평가에 반발했다. 홍 총장이 회장으로 있는 ‘의대 정상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의평원의 주요변화평가 계획에 대한 항의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의대생이 없어서 의평원 평가를 받지 못하겠다는 주장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주요변화평가는 2배 이상 늘어난 신입생을 제대로 교육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한 의대 교수는 “의대생 복귀와는 별개로 내년 3월 기존보다 많은 신입생을 받을 준비는 돼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 주요변화평가는 그 준비가 돼 있는지를 보는 것”이라며 “의대 교수들은 교육 여건이 되지 않는다고 반대했다. 결국 무리하게 많은 증원을 요청했다고 시인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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