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S-3021, 전임상 데이터 첫 공개
서진원 팀장 "1상, 병용요법 고려 설계"

[베를린=홍숙 기자] 코오롱생명과학이 항암 바이러스(Oncolytic Virus) 기반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 진입을 위한 막바지 단계를 밟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e포스터를 통해 'KLS-3021'의 전임상 데이터를 이달 17일부터 2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 유럽종양학회(ESMO 2025)에서 공개했다.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연구소 서진원 수석연구원.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연구소 서진원 수석연구원.

이번 연구는 전립선에 국한(prostate-confined)됐거나 국소 침윤성(locally invasive) 전립선암 모델에서 단회 투여만으로도 현저한 종양 억제 효과를 보이며, 영상 유도(image-guided) 치료 기반의 차세대 종양살상바이러스 치료제 가능성을 전임상을 통해 제시했다.

KLS-3021은 PH-20, IL-12, sPD1-Fc 세 가지 치료 유전자를 탑재한 백시니아(Vaccinia) 바이러스 기반 물질이다. 종양 내 확산력과 항종양 면역반응을 동시에 극대화하도록 설계됐다.

전임상을 통해 전립선암 세포주(PC-3)를 이용한 동소 이식 마우스 모델에서 KLS-3021 단독 투여군은 항암제 도세탁셀(10mg/kg, 주 1회 정맥투여) 대비 종양 부피의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특히 림프절 전이가 관찰된 국소 침윤성 모델에서도 원발 병변과 림프절 모두에서 종양 소실이 확인됐다.

현장에서 만난 코오롱생명과학 바이오연구소 서진원 수석연구원(팀장)은 "KLS-3021은 세포외기질(ECM)을 분해하는 PH-20, 항종양 면역반응을 유도하는 IL-12, PD-1/PD-L1 신호를 차단하는 sPD1-Fc를 조합함으로써 면역억제 종양미세환경(TME)을 근본적으로 극복하는 전략을 구현했다"며 "물리적 장벽 해체와 면역 활성화의 동시 유도라는 점에서 고형암 전반에 확장 가능한 기전"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기존 수술·방사선 중심의 전립선암 치료 전략을 보완할 수 있는 최소침습적 치료 전략을 제시했다는 것.

서 팀장은 "(전립선암의 악성도를 분류하는 체계인) 글리슨 점수(Gleason score) 7 이하의 저악성도 환자에서 불안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KLS-3021은 영상 유도 하에 종양 내 직접 투여로 종양을 제어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였다"며 "또한 국소 침윤성 전립선암 환자에서는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으로 병기를 낮추고 예후를 개선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조직학적 분석에서도 KLS-3021 투여 후 바이러스의 종양 내 광범위한 확산, ECM 분해, M1 대식세포의 침윤 및 면역세포 활성 증가가 관찰돼 면역원성 세포사멸(immunogenic cell death)의 특징을 보였다. 이는 고형암 치료의 난제인 '면역침투 저해 종양미세환경'을 뚫는 새로운 접근이란 설명이다.

코오롱생명과학은 현재 비임상 유효성, GLP 독성, 분포 시험까지 완료해 임상 진입 기반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연구 이후 CMC 확립과 1상 진입 전략 수립이 핵심 과제이며, 규제기관과의 논의가 본격화될 것"이라며 "향후 면역관문억제제나 표적항암제 등과의 병용요법도 계획 중이며, 전립선암 외 다양한 고형암 적응증으로 확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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