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명주 교수 "OS 개선은 불확실…글로벌 검증·장기 추적 필요"
[베를린=홍숙 기자] 이보네시맙이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에 이어 테빔브라(성분명 티슬레리맙)과 비교한 폐암 연구에서도 유의미한 결과를 얻었다.
이달 17일(현지시각)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에서 이보네시맙의 3상 임상인 'HARMONi-6' 결과가 발표됐다.
이번 연구는 치료 경험이 없는(stage IIIB-IV) 진행성 또는 전이성 편평상피 NSCLC 환자를 대상으로 한 1차 치료제로 투여했을 때 평가한 3상으로,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환자 532명이 참여했다.
환자들은 일대일 비율로 무작위 배정돼 이보네시맙 20 mg/kg 또는 티슬레리맙 200 mg을 3주 간격(Q3W)으로 투여받았다. 양 군 모두 파클리탁셀(175 mg/m²)과 카보플라틴(AUC 5)을 4주기 병용 후, 각 면역항암제를 단독 유지요법으로 지속 투여했다.
연구 결과, 중앙 무진행생존기간(mPFS)은 이보네시맙 병용군 11.1개월, 티슬레리맙 병용군 6.9개월로 나타나, 이보네시맙군이 유의한 생존 이득을 보였다(위험비: 0.60; 95% CI: 0.46–0.78; P < 0.0001).
PD-L1 발현 상태에 따른 하위 분석에서도 일관된 혜택이 확인됐다. PD-L1 TPS < 1% 환자군에서 이보네시맙 군이 9.9개월로 대조군 5.7개월(위험비 0.55)보다 길었고, TPS ≥ 1% 환자군에서 이보네시맙 군이 12.6개월로 대조군 8.6개월(위험비: 0.66) 대비 높았다. 모든 발현군에서 PFS 개선이 유지됐다.
안전성 분석에서는 치료 관련 중대한 이상반응(Serious Adverse Event, SAE)이 이보네시맙군 32.3%, 티슬레리맙군 30.2%로 유사했으며, 3등급 이상 출혈은 각각 이보네시맙 군이 1.9%, 대조군이 0.8%로 보고됐다. 전반적으로 두 군 모두 관리 가능한 독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이보네시맙은 PD-1과 VEGF를 동시에 차단하는 이중항체 물질로, 종양 혈관 신생 억제와 면역세포 활성화를 동시에 유도한다. 기존 PD-1 단독 억제제 대비 강력한 항암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으로 이를 임상적으로 증명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특히 이보네시맙은 이미 비편평 NSCLC을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인 HARMONi-2 연구에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단독요법 대비 중앙값 PFS 11.1개월 대 5.8개월의 우월성을 입증한 바 있다.
이번 HARMONi-6 결과를 통해 이보네시맙은 비편평과 편평 NSCLC 모두의 1차 치료 영역에서 경쟁 PD-1 억제제 대비 우월성을 보인 셈이다. 현재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 데이터는 추적 중이다.
이로써 이보네시맙(Ivonescimab)이 편평상피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PFS를 유의하게 개선하며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다. 다만 OS 개선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아, 향후 장기 추적과 글로벌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안명주 교수는 HARMONi-6 연구 결과를 두고 "이보네시맙 병용요법은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된 PFS 개선을 보였으며, 1차 치료 옵션으로 임상적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이어 안 교수는 "특히 단백뇨, 고혈압, 출혈 등 항혈관신생제 관련 이상반응 발생률이 낮았다는 점에서 안전성 측면의 강점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치료군 간 생존 곡선이 약 9개월 이후 수렴하는 양상을 보여, PFS 개선이 OS로 전이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VEGF 표적 병용요법이 여러 연구에서 생존 연장으로 이어지지 못한 이유는 비소세포폐암이 혈관의존성이 낮고, FGF·PDGF 등 다른 혈관생성 경로가 활성화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실제 임상에서는 중심부 종양, 공동(cavitation) 병변, 출혈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고위험 출혈 사례가 보고됐으므로, 다학제적 접근과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3% 미만의 3등급 이상 출혈 사례가 있었으며, 1건의 5등급 출혈 사례도 보고됐다.
끝으로 그는 "이번 연구는 중국 단일 지역에서 수행된 만큼, 다양한 인종을 포함한 글로벌 검증이 필수"라며 "현재 비편평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포함하는 글로벌 3상 HARMONi-3가 진행 중이며, 장기 생존과 삶의 질(QoL), 예후 예측 바이오마커 탐색 등이 향후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보네시맙은 중국에서 이미 PD-L1 양성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용 단독요법으로 승인됐지만, 미국과 유럽에서는 허가를 받지 못 했다. 안 교수의 지적대로 현재 글로벌 허가를 받기 위해선 중국을 넘어선 다양한 인종에서의 전체생존율(OS) 개선 데이터 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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