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 환자 대상 2상 도즈메트리 분석
박찬수 이사 "올해 조건부 허가 신청 및 글로벌 3상 진입 준비"

[베를린=홍숙 기자] 방사성의약품 개발 기업 퓨처켐이 개발 중인 알부민 결합형 PSMA 표적 치료제 '루도타다이펩(Ludotadipep)'이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 환자 대상 반복 투여에서도 안전성을 입증했다.

이번 연구는 퓨쳐켐이 참여한 2상 임상시험 결과로, 19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 포스터를 통해 공개됐다. 연구는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등이 주도했으며, 총 20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퓨처켐 박찬수 개발본부 이사
퓨처켐 박찬수 개발본부 이사

이번 연구는 방사성의약품 투여 후 인체 각 장기나 종양조직이 얼마나 많은 방사선을 흡수했는지 정량적으로 평가하는 '도즈메트리(dosimetry)' 분석을 통해 진행됐다.

이는 일반 항암제의 혈중농도-약효 관계(PK/PD)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방사성의약품의 체내 거동을 수치로 측정해 치료용량과 안전범위를 설정하기 위한 핵심 지표다.

연구 결과, 첫 번째 사이클에서 가장 높은 흡수선량을 보인 장기는 타액선(1.22 ± 0.53 Gy/GBq)과 신장(0.67 ± 0.33 Gy/GBq)이었고, 적골수는 0.053 ± 0.012 Gy/GBq으로 낮았다.

타액선의 선량은 반복 투여 시 유의하게 감소(p<0.001)했으며, 방사선에 의한 생리적 변화 가능성은 있으나, 중등도 이상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다. 실제 임상에서도 일시적 경도 구강건조증(xerostomia) 외에는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독성이 보고되지 않았다.

루도타다이펩은 기존 PSMA 표적 방사성치료제인 플루빅토(성분명 루테튬-177 PSMA-617)와 동일한 표적 기전을 기반으로 한다. 여기에 차별점을 더하기 위해 '알부민 결합(albumin-binding)' 구조를 도입했다.

이 구조 설계를 통해 체내 반감기(half-life)를 늘려 혈중에서 더 오래 순환하면서 종양 내 방사선 축적(tumor uptake)을 극대화했다는 설명이다.

현장에서 만난 퓨쳐켐 박찬수 개발본부 이사는 ESMO 현장에서 "플루빅토는 치료효과를 유지하기 위해 종양 내 충분한 축적이 필요하지만, 약물이 빠르게 배설되어 항암효과가 제한되는 점이 있었다"며 "루도타다이펩은 알부민 바인더(binder)를 통해 체내 체류시간을 늘려 PSMA 발현 종양에 더 오랜 시간 결합하고, 결과적으로 종양 내 방사선량을 대폭 증가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각에서는 순환시간이 길면 정상 장기 피폭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번 도즈메트리 결과에서 신장·골수 선량이 모두 기준 이하임을 수치로 입증했다"며 "종양 내 방사선은 높이고, 정상 장기 피폭은 유지한 제제 설계의 타당성이 확인된 셈"이라고 강조했다.

19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 퓨쳐켐의 '루도타다이펩(Ludotadipep)' 2상 결과가 포스터를 통해 공개됐다.
19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 퓨쳐켐의 '루도타다이펩(Ludotadipep)' 2상 결과가 포스터를 통해 공개됐다.

이번 연구에선 적혈구용적률(hematocrit) 보정과 SPECT/CT 기반 적골수–혈액 비율(RMBLR)을 병행 적용해, 환자별 골수 피폭량을 정밀하게 예측했다.

박 이사는 "알부민 결합형 제제는 혈장 단백 결합률이 높아 환자마다 골수 내 방사능 분포가 달라질 수 있다"며 "hematocrit 보정을 통해 환자 개인의 혈액 특성을 반영하면 실제 피폭 환경에 더 근접한 수치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퓨쳐켐은 루도타다이펩의 국내 조건부 허가(NDA) 신청을 올해 안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 이사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의 사전상담을 마쳤으며,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3상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3상은 PSMA 양성 + ARPI·탁세인 치료 후 진행된 mCRPC 환자를 대상으로 하며, 루도타다이펩 100 mCi를 8주 간격으로 최대 6사이클 투여하는 시험군과 표준치료(SOC)군을 일로 비교한다.

주요 일차 평가변수는 방사선학적 무진행생존(rPFS)이며, 전체생존(Overall Survival, OS), PSA 반응률(≥50% 감소), 객관적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 등이 주요 이차 지표다.

국내에서는 서울성모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 등 주요 암센터에서 참여하며, 11월 내 환자 등록이 시작될 예정이다.

박 이사는 "루도타다이펩은 기존 PSMA 표적치료제와 비교해 안전성은 동등, 유효성은 향상된 것으로 평가된다"며 "향후 개발 초점을 유효성 검증 중심으로 옮겨 글로벌 3상과 병용요법 연구를 병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회사 내부에서는 DNA 손상복구 억제제(PARP inhibitor),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ARPI) 등과의 병용전략을 연구 중이며, 전이성 거세저항성(mCRPC) 단계에서 전이성 호르몬감수성 전립선암(mHSPC) 단계로의 적응증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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