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TINY-Breast05, 수술 전 보조요법 후 고위험군 재발위험 53% 감소
박연희 교수 "임상 지침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연구"

[베를린=홍숙 기자] HER2 양성 조기 유방암 환자에서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후에도 침습성 잔존 병변이 남은 고위험 환자를 대상으로,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 T-DXd)가 기존 표준요법인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 T-DM1) 대비 재발 위험을 절반 가까이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에서 발표된 DESTINY-Breast05 결과다.

18일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 엔허투 3상 임상인 DESTINY-Breast05 결과가 발표됐다.  
18일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 엔허투 3상 임상인 DESTINY-Breast05 결과가 발표됐다.

연구는 탁산기반 세포독성항암제와 HER2 항체를 포함한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 후에도 종양이 남은 고위험 조기 유방암 환자 1,63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고위험군은 조기 유방암에도 절제술이 불가능하거나(cT4, N0-3, M0 또는 cT1-3, N2-3, M0) 수술이 가능하지만 림프절 양성인 경우(ypN1-3)로 정의했다.

이 연구는 일차 평가변수로 침습적 무질병생존율(Invasive Disease-Free Survival, iDFS)을, 주요 이차 평가변수로는 무질병 생존율(Disease-Free Survival, DFS), 기타 평가변수로는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 등을 평가했다.

이전에 받은 수술 전 보조요법에서 HER2 항체 중 트라스투주맙과 퍼투주맙을 모두 투약한 환자가 80%가량 차지했고, 트라스투주맙만 투약한 환자는 약 20%에 그쳤다.

중간 분석 결과, 침습적무질병생존율(iDFS)과 무질병생존율(DFS) 모두에서 엔허투군이 캐싸일라군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 iDFS 사건 발생률은 엔허투군 6.2%(51명), 캐싸일라군 12.5%(102명)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엔허투군의 침습적 질병 발생 또는 사망 위험이 53% 더 낮았다.(위험비 0.47).

*출처: ESMO 2025
*출처: ESMO 2025

여기에 뇌전이 없는 생존기간(Brain Metastasis–Free Interval, BMFI)에서도 엔허투군이 캐싸일라군 대비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개선 경향을 보였다(위험비 0.64; 95% CI 0.35–1.17).

안전성 측면에서도 엔허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의 독성 프로파일을 보였다. 3등급 이상 치료 관련 이상반응은 엔허투군 50.6%, 캐싸일라군 51.9%로 유사했다.

약물 관련 간질성폐질환(interstitial lung disease, ILD) 발생률은 각각 9.6%(2건의 5등급 포함)와 1.6%(5등급 없음)로 보고됐다. 대부분은 1~2등급의 경증 반응이었다. 사망에 관련된 이상반응은 각각 0.4%(3명)와 0.6%(5명)에서 발생했다.

현장에서 만난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연희 교수는 "DESTINY-Breast05 연구는 임상 진료 지침 변화를 이끌 연구(practice-changing trial)로 평가할 수 있다"며 "수술 전 보조요법(neoadjuvant)로 TCHP(도세탁셀+카보플라틴+트라스투주맙+퍼투주맙) 요법을 충분히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non-pCR로 남는 경우가 많다. 이런 환자들은 기존 치료를 모두 소화했음에도 잔존 종양이 남은 고위험군이므로, 엔허투가 필요한 핵심 환자군"이라고 말했다.

독성 관리에 대해서는 박 교수는 "엔허투는 효과가 탁월하지만 (임상적으로 관리하기) 쉬운 약은 아니다. 간질성폐질환(ILD) 등 중대한 이상반응 가능성이 있어 다학제팀이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며 "다만 DB-05에서는 투여 기간이 14사이클로 명확히 설정돼 있고, 이로 인해 ILD 발생률이 기존 12~15%에서 9% 수준으로 줄어 충분히 관리 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이번 연구에는 국내 환자 참여 비율이 가장 높았고, 그만큼 국내 의료진과 환자 모두 실제 임상 경험을 충분히 쌓았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국내 임상 현장에 해당 치료 경험이 축적된 만큼 국내에서도 실제 진료 반영과 보험급여 적용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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