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TTERHORN, 임핀지 병용요법에서 OS 개선 효과 입증
라선영 교수 "국내 임상에 MATTERHORN 그대로 적용은 무리"

[베를린=홍숙 기자] 위·위식도접합부(GEJ) 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수술 가능 단계 연구에서 기존 표준요법인 FLOT에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 병용요법이 전체생존율(Overall Survival, OS)을 유의하게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D-L1 발현 여부와 관계없이 생존 이득이 확인돼, 수술 전·후 병용 면역요법의 가능성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지난 17일(현지시각)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에서는 MATTERHORN 3상 임상시험의 최종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는 수술이 가능한(resectable) 위 및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 948명을 대상으로 더발루맙과 FLOT(5-플루오로우라실+류코보린+옥살리플라틴+도세탁셀) 병용요법의 장기 생존 데이터를 평가했다.

17일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에서 임핀지 3상 임상인 MATTERHORN 3상 연구의 최종 OS 데이터가 발표됐다.
17일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5)에서 임핀지 3상 임상인 MATTERHORN 3상 연구의 최종 OS 데이터가 발표됐다.

MATTERHORN 연구에 참여한 환자들은 더발루맙 1500mg Q4W 또는 위약(Placebo)을 FLOT 요법과 병용해 총 4사이클(수술 전 2사이클, 수술 후 2사이클)을 투여받았다. 이후 유지요법 단계에서 더발루맙 또는 위약을 10사이클 추가 투여했다.

최종 분석 결과, 더발루맙 병용군(D+FLOT)은 위약 병용군(P+FLOT) 대비 사망 위험을 22% 감소시켰다(위험비 0.78). 이는 올해 ASCO에서 발표된 중간분석 결과에서 확인된 무사건 생존율(Event-Free Survival, EFS) 개선 효과가 최종 OS 데이터로 이어졌음을 의미한다.

세부 데이터를 살펴보면, 18개월 OS는 81.1%로 위약군 75.5% 대비 4.0% 높았고, 24개월 75.5%로 위약군 70.4% 대비 5.1%, 36개월 68.6%로 위약군 61.9% 대비 6.7% 높아지며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확대됐다.

수술 후 병리학적 반응(pathological response) 분석에서도 더발루맙 병용군이 우세한 결과를 보였다. 병리학적 완전관해(pathologic Complete Response, pCR)은 더발루맙 병용군에서 유의하게 높았으며, 림프절 음성 달성율(ypN) 또한 58.2%로 위약 병용군 44.8%(OR 1.72; 95% CI 1.30–2.27)보다 높게 나타났다.

결과적으로, MATTERHORN 연구는 더발루맙 병용요법이 수술 전·후 병용요법으로서 FLOT 대비 유의한 OS 개선을 보인 최초의 면역항암제 임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또한 PD-L1 발현과 관계없이 생존 이득이 유지됐으며, 병리학적 반응이 양호할수록 장기 생존율이 개선되는 상관관계도 확인됐다.

하지만 해당 임상 결과에 대해선 국내 적용에 대해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나온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

현장에서 만난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는 "이번 결과는 서양에서 주로 시행되는 수술 전후 보조항암치료(Perioperative chemotherapy)를 기반으로 한 연구로, 국내 치료 환경과는 차이가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수술을 먼저 하고 보조항암요법을 시행(Upfront surgery)하는 게 표준이기 때문에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는 위암 수술의 완성도가 높고 2~3기 환자에서도 5년 생존율이 이미 60% 이상이지만, 서양은 수술 성적이 낮아 선행 항암으로 보완한 것"이라며 "우리나라처럼 이미 좋은 치료 성적을 내고 있는 환자군에 독성이 강한 치료를 동일하게 적용하는 것은 과잉치료(over-treatment)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발 위험이 높은 3기 고위험 환자에서는 수술 전 항암요법을 고려해볼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면역항암제 병용이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있다"며 "국내 적용을 위해서는 국내 환자 데이터를 따로 축적해 약물 내약성을 비롯한 리얼월드데이터를 통한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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