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렐리주맙’ CMC 관련 지적사항 미해소로 FDA 보완요청”
블로그 통해 “빠르면 5월 NDA 재신청…7월 승인 통보 기대”
에이치엘비(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 허가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보완요청서(CRL) 발급으로 또 한 번 미뤄지면서 최종 허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된다. 에이치엘비는 보완요청 사항이 경미하다고 판단해 5월 재신청을 통해 빠르면 7월 내 승인 획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신뢰 회복이 관건으로 보인다.
HLB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20일 FDA가 간암 신약 병용요법에 대해 또 한 번 보완요청서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회사에 따르면, FDA는 파트너사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 ‘캄렐리주맙’ 공장의 제조품질관리(CMC) 관련 지적사항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추가 보완을 요청했다.
HLB와 파트너사 항서제약에게 CRL 수령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에도 FDA는 항서제약의 생산 현장 점검에서 결함이 발견됐으며 일부 국가의 여행 제한으로 인해 검토 주기 내에 필요한 생물학적 연구 모니터링 감독(BIMO) 임상 검사를 모두 완료할 수 없다는 이유로 1차 CRL을 발급한 바 있다.
HLB그룹 진양곤 회장은 회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1차 CRL은 캄렐리주맙 CMC와 BIMO 두 가지였으나, 이번 CRL은 항서제약 캄렐리주맙의 CMC 지적 사항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던 이유 딱 하나”라며 “CRL에는 미비점이 무엇인지 적시되지 않기 때문에 항서제약이 FDA와 빠르게 접촉해 보완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파악한 후 대응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진 회장은 “지난 10개월간 좋은 성과를 만들기 위해 쉼 없이 노력해 왔기에 이번만큼은 주주 여러분들께 기쁜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으나 다시 한 번 실망스러운 소식을 전하게 되어 마음이 아프다”며 주주들에게 사과했다.
또한 HLB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유일하게 남은 이슈는 CMC에 국한되어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FDA와의 미팅을 통해 미비점을 확인하고 대응할 것”이라며 “CRL 원문은 FDA와 항서제약의 문제로 공개가 어려울 수 있으나, 투명성 확보를 위해 한국거래소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HLB는 FDA에 신약허가신청(NDA) 서류를 재신청할 계획이며, 이 경우 FDA는 검토를 거쳐 새로운 심사기일(PDUFA date)을 회사에 통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HLB 측은 “후속 절차에 대해서는 항서제약 측과 빠르게 협의해 일정이 나오는 대로 신속하게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해명에도 불구하고 HLB를 비롯한 HLB그룹 주가는 동반 하락했다. 특히 HLB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1만9,900원(-29.97%) 급락해 4만6,500원을 기록했다.
이후 HLB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FDA의 CRL 통보 사유와 관련한 추가 정보를 공개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특히, HLB는 FDA가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 테라퓨틱스에 “리보세라닙의 안전성과 약효는 SHR-1210(캄렐리주맙)과 병용을 통해 확인되었으므로, SHR-1210이 승인요건을 갖출 때까지 리보세라닙의 승인을 보류한다”는 내용의 CRL을 발송했다고 강조했다.
HLB에 따르면, 앞서 캄렐리주맙 CMC 실사 후 FDA가 1차로 지적한 사항은 총 3가지였다. 의약품의 미생물 오염을 방지하기 위한 무균공정 검증 절차가 충분히 확립되지 않았으며, 제품에 대한 적절한 육안검사 절차가 충분히 확립되어 있지 않았다. 또한, 전자장비의 적절한 성능을 보장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정기적 검사나 점검이 충분하지 않았다.
HLB는 이 중 첫 번째 지적사항이 이번 2차 CRL 수령 사유라고 판단하고 있으며, 정확한 통보 사유는 항서제약이 FDA에 ‘포스트 액션 레터’를 요청한 후 2~3주 내에 돌아오는 FDA의 답변을 통해 파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HLB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HLB는 “FDA 답변을 통해 CRL 사유가 파악되면 항서제약은 1개월 내에 NDA 재제출 준비를 마치게 될 것”이라며 “빠르면 5월 NDA를 재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NDA 재신청 후 심사 기간에 대해서는 “CLASS 1로 구분된다면 2개월 내에 PDUFA DATE가 정해지기 때문에 7월 내에 FDA로부터 간암 신약 승인 여부를 통보받게 된다”며 “최악의 경우에는 6개월 심사 기간(CLASS 2)이 적용돼 11월 승인 결정이 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HLB는 개발 전략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임을 강조했다. HLB는 “이미 중국에서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으로 수많은 임상이 진행됐고, 그중에 가장 탁월한 결과를 보여준 것을 글로벌 3상 임상시험으로 진행했다”며 “지금은 중대한 전략 수정보다는 좀 더 집중을 해서 빠른 시일 내에 FDA 승인을 획득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시장 진출에 대해서는 “유럽 EMA 신청은 예정대로 9월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EMA 신청을 위한 서류 준비는 완료했다”며 “FDA와 EMA는 각각 독자적인 기관이기 때문에 이번 FDA CRL 수령이 EMA의 평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적을 것”으로 전망했다.
HLB는 이번 승인 보류가 미중 갈등과 관련이 있다는 추측에 대해 “최근 2, 3년간, 심지어 지난달까지도 중국 바이오회사가 개발하고 중국 공장에서 생산된 약물들이 줄줄이 FDA에서 승인을 받았다”며 “준시바이오가 허가받은 ‘록토르지(성분명 토리팔리맙)’는 캄렐리주맙과 동일한 기전인 PD-1 면역항암제다. 미중 갈등에 영향이 없다고 단언한다”고 선을 그었다.
HLB는 이번 CRL 수령과 관련해 주주들과의 소통 계획도 밝혔다. HLB 주주총회는 오는 31일 오전 9시, 대전광역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HLB그룹은 그룹 내 10개 상장사가 올해 모두 주주총회 후 주주간담회를 진행, 주주들에게 회사 주요사업의 진행사항을 설명하고 주주들의 질의에 응답하는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관련기사
- 진양곤 회장, 2억8000만원 규모 HLB이노베이션 주식 매입
- 리보세라닙 다음 타자로 ‘암종불문항암제’ 꺼내든 HLB
- HLB “항서제약, 美 FDA에 CMC 보완자료 제출”
- HLB “캄렐리주맙 실사서 경미한 지적 나와…허가엔 영향 無”
- HLB ‘리보세라닙’ 적응증 확대 전략…연구 살펴보니
- 美FDA 현장실사 일정 통보 받은 HLB, “절차 순항 중”
- FDA 재심사 앞둔 ‘리보세라닙’, 향후 치료 옵션 전망은?
- HLB, 리보세라닙 美FDA 허가 재신청 일정 '오락가락'
- HLB, 이르면 10월 리보세라닙 허가 재심사 신청
- 리보세라닙 허가 재신청 소식에 HLB 주가 ‘상승세’
- [바이오USA 2024] ‘리보세라닙’ 美승인 보류, 중국 견제 때문?
- 항서제약 “빠른 시일 내 ‘리보세라닙 병용’ 승인 재신청”
- 항서제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승인 불발에 “재신청 계획”
- FDA 승인 불발에 HLB “항서제약 CMC 문제로 추정”
- HLB제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국내 판권 확보
- 주주총회 앞둔 HLB, 얼어붙은 주주 맘 녹일 수 있을까
- 임원 퇴직금 규정 철회한 HLB “신약승인 지연 고려”
- 새 카드 꺼낸 HLB “올 하반기 담관암 치료제 허가 신청”
- HLB 진양곤 회장 “신약 승인 전까지 한 주도 팔지 않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