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서제약, 리보세라닙 포기 않을 것…CMC 문제 외면 못해”
잦은 전환사채 발행 및 만기 도래 우려엔 “유동화 자산 충분”
에이치엘비(HLB)그룹 진양곤 회장이 주주들 앞에서 “신약 승인 전까지는 제 보유 주식을 한 주도 팔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HLB는 31일 대전시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제40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한 후 곧바로 주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진양곤 회장은 현장 질문에 답변하며 리보세라닙 신약 허가 지연에 관한 입장과 향후 계획을 설명했다.
HLB는 지난 20일(현지시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간암 치료제 후보물질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허가신청에 대해 2차 보완요청서(CRL)를 받았다. HLB는 현재 FDA의 ‘공식 서한(Post-Action Letter, PAL)’을 기다리고 있으며, 이를 통해 이번 지적사항의 심각도를 확인할 예정이다.
진 회장은 “FDA 지적사항의 정확한 내용은 PAL을 받아봐야 명확해질 것”이라면서도 ▲멸균 공정 관련 이슈 ▲바이알 주사제 병 검사 적절성 ▲소프트웨어 정기 점검 증빙 부족 등 세 가지 지적사항에 대해 추정했다.
진 회장 설명에 따르면, 항서제약은 기존 주사제 생산라인에서 타 약물과 캄렐리주맙을 번갈아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교차 생산’은 생산라인 살균 및 멸균을 통해 교차 오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진 회장은 “기존에 다른 주사제 약물을 생산할 때 남은 잔여물이 캄렐리주맙에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게 살균·멸균 공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캄렐리주맙 전용 생산라인이 부족해 반복적으로 CRL이 나오는 것 아니냐는 주주 질의에 진 회장은 “항서제약이 캄렐리주맙 전용 공장을 거의 다 준비해 놓았고, 유럽에는 해당 시설에서 만들어진 물량이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 국가식약품감독관리국(CFDA)은 FDA 이상으로 굉장히 엄격하다. 항서제약은 CFDA의 검사를 통과해 제품을 시판 중인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PAL는 언제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진 회장은 “이번 주말이면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5월 말 재승인 신청, 7월 말 최종 승인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진 회장은 “항서제약이 동의한다면 PAL 내용을 시장에 최대한 공개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항서제약이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병용요법 상업화를 추진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항서제약은 리보세라닙과 캄델리주맙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오늘의 항서제약이 있게 한, 두 가지 약물이 리보세라닙과 캄델리주맙”이라며 “중국에서 1조 5,000억원씩 팔리고 있는 약물로, 특허가 많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항서제약 입장에서는 간암 신약의 매출을 떠나 어떻게든 CMC 문제는 해결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최근 항서제약과 MSD의 대규모 라이선스아웃 계약이 리보세라닙과 캄델리주맙 병용요법 상업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는 “항서제약은 전 세계 20위권 안에 드는 회사로, 충분한 조직을 갖추고 있어 리보세라닙 상업화에는 영향이 없다”고 답했다.
미국 외에 유럽, 한국 등 왜 개별 국가 승인 절차를 동시에 밟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진 회장은 “FDA 승인을 받으면 개별 국가 승인이 굉장히 빠르다”며 “대만의 경우 개별 신청 시 약 15개월이 걸리지만, FDA 승인 후에는 8개월이면 된다. 그렇지만 돌이켜보니 힘이 들더라도 직원들을 많이 뽑아서 했더라면 벌써 판매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실수를 인정했다.
EMA 허가신청에 대해서는 “원래 작년 11월에 완료될 예정이었으나, CMC 관련 문제로 지연되고 있다”며 “서류상으로는 거의 준비를 마쳐놓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진 회장은 코스피 이전 계획에 대해 “양적 기준은 다 부합하나, 한국거래소의 정성적 평가에 달려있다. 회사가 잘 설득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답했으며, 주주 환원 정책에 관해서는 “회사의 지속 성장 기반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주가 상승과 배당 두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금 조달 계획에 대해서는 “신약 승인 전까지는 주주 배정 증자를 하지 않을 것”이며, “승인 후 마케팅 자금은 3자 배정 방식으로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잦은 전환사채(CB) 발행과 이에 따른 만기 도래 시 상환 우려에는 “(CB 인수자들은) 회사를 오래 지원한 투자자들이고 충분히 기다려주실 만한 분들”이라며, 즉각적인 상환 요구보다는 만기 연장이나 전환 등 회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협조해 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어 “회사는 유동화할 수 있는 자산들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어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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