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과 167명, 외과 46명, 산부인과 29명, 소청과 40명뿐
남은 전공의 상당수 졸국 앞둬…“사태 해결돼도 얼마나 돌아올지”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추진한 후 필수의료과 전공의의 90% 이상이 전공을 포기하고 수련병원을 떠났다(ⓒ청년의사).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추진한 후 필수의료과 전공의의 90% 이상이 전공을 포기하고 수련병원을 떠났다(ⓒ청년의사).

필수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 추진한다는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해 관련 분야 전공의 90%가 전공을 포기했다. 산부인과 전공의는 94%, 내과는 91%가 사직했다. 107명이었던 심장혈관흉부외과 전공의는 의대 증원 사태를 겪으며 12명만 남았다. 그나마 남아 있는 필수의료과 전공의의 52%는 조만간 졸국(의국 졸업)할 연차였다.

16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에게 제출한 ‘전국 필수의료과 전공의 사직 및 복귀 현황’ 자료에 따르면 8일 기준 내과와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흉부외과 전공의 총 3,794명 중 9.5%인 361명만 수련병원에 남아 있다. 90.5%인 3,433명이 전공을 포기하고 시작했다. 박 의원은 이들 6개 과를 필수의료과로 정의해 자료를 요청했다.

내과는 전공의 1,922명 중 91.3%인 1,755명이 사직했다. 수련병원에 남아 있는 내과 전공의는 167명(8.7%)뿐이다. 외과는 전공의 447명 중 401명(89.7%)이 사직하고 46명(10.3%)만 남았다.

산부인과 전공의는 474명에서 29명(6.1%)으로 줄었다. 기피과로 분류되는 산부인과를 선택했던 의사 중 93.9%인 445명이 의대 증원 사태로 전공을 포기했다.

전공의 모집 자체가 힘든 소아청소년과 상황도 마찬가지다. 소청과 전공의 236명 중 196명이 사직했고 현재 수련병원에는 40명만 남아서 수련을 이어가고 있다. 2024년도 전공의 전기모집에서 소청과 지원율은 25.9%에 불과했다.

응급의학과 전공의는 현재 67명뿐이다. 응급의학과 전공의 608명 중 89.0%인 541명이 수련병원을 떠났다. 흉부외과 전공의는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전수 조사 결과대로 107명에서 12명으로 줄었다. 흉부외과를 선택했던 의사 중 88.8%인 95명이 사직했다.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 재구성
보건복지부 국정감사 자료 재구성

신규 전문의 배출도 비상이다. 남아 있는 필수의료과 전공의 중 상당수가 올해 수료하는 연차여서 내년 이후에는 전문의 배출을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전진숙 의원이 받은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11월 30일 기준 2025년도 전문의 자격시험에 응시 가능한 전공의는 총 576명뿐이다. 이들 중 내과는 91명 ▲외과 19명 ▲산부인과 12명 ▲소아청소년과 26명 ▲응급의학과 33명 ▲흉부외과 6명이다(관련 기사: 전문의 배출 급감 현실화…전문의 응시 전공의 576명 불과).

결국 조만간 전문의 자격시험을 보고 졸국할 3년차나 4년차 전공의를 제외하면 필수의료과에 남은 전공의는 174명뿐이다. 수료 예정 연차인 3년차를 빼면 내과 전공의는 76명, 외과 27명만 남는다(내과와 외과는 3년제다). 산부인과는 4년차를 제외하면 17명, 소청과 14명, 응급의학과 34명, 흉부외과 6명뿐이다.

현장에서는 의대 증원 사태가 해결되더라도 필수의료 분야는 전공의가 모두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을 추진하면서 필수의료과를 ‘낙수과’로 낙인찍었다. 힘든 상황에서도 사명감으로 버티던 의사들이 졸지에 ‘낙수의사’가 됐다”며 “수련병원을 떠나 다른 환경을 경험한 전공의들이 이번 사태가 해결된다고 해서 다시 힘든 필수의료 분야로 돌아올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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