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의료노조, 65개 지부 대상 응급실 운영 실태 조사
51% 응급실 가동률↓…의사 수 줄고 PA인력 늘어
"전문의·PA로 공백 메워…국민 생명 위해 전공의 복귀해야"
의료기관 응급실 대부분이 매일 운영되고 있지만 절반이 넘는 곳에서 의료공백이 발생하는 등 실질적인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전공의의 신속한 의료현장 복귀를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는 10일 65개 의료기관 지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응급실 운영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4일부터 9일까지 국립대병원 7개소, 사립대병원 23개소, 지방의료원 14개소, 특수목적공공병원 10개소, 민간중소병원 7개소, 기타 4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 결과 응급실 대부분은 매일 24시간 운영되고 있었지만, 응급실 내 의료공백과 가동률 저하, 비상진료체계 운영 차질 등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급실의 1일 운영 시간을 물었을 때, 93.8%(61개소)가 ‘매일 운영한다’고 답했으며 6.2%(4개소)가 매일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1일 운영 시간을 축소하는지 물었을 때 93.8%(61개소)가 24시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16시간 이상 24시간 미만으로 운영한다’는 응답과 ‘8시간 이상 16시간 미만 운영한다’는 응급실도 각 2곳(각 3.1%)으로 나타났다.
응급실 가동률의 변화를 물었을 때, 50.7%(33개소)가 전공의 사직 이후 응급실 가동률이 떨어졌다고 답했다. 가동률이 떨어졌다고 답한 33개소 중 10개소는 가동률이 50% 이하로 떨어졌으며, 20개소는 가동률을 51~80%로 유지하고 있다고 했다. 3개소는 81% 이상 가동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응급실 가동률에 큰 변화가 없다고 한 곳은 40.0%(26개소)이었으며, 오히려 가동률이 더 높아졌다고 응답한 곳은 9.2%(6개소)였다.
또 64.6%(42개소)가 의사 사직으로 인한 의료진 부족 등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답했다. 42개소 중 18개소는 의료공백 정도가 ‘심각하다’고 했으며, 23개소는 ‘약간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 35.4%(23개소)는 의료공백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했다.
응급실 비상진료체계도 삐걱거리고 있었다. 비상진료체계가 어떻게 가동되고 있는지 물었을 때, 55.4%(36개소)가 ‘겨우겨우 버티고 있지만 불안하다’고 답했으며, 4.6%(3개소)는 ‘무너지기 직전이고 더 오래 버틸 수 없는 지경’이라고 했다. 반면 40.0%(26개소)는 ‘원활하게 정상 운영 중’이라고 했다.
2월 전공의 사직 이후 9월 현재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응급의학과 의사 수를 조사했을 때, 총 18명 중 12명이 사직해 의사 6명으로 응급실을 운영하는 곳도 있었다. 그 외 응급의학과 의사 11명이 사직한 곳이 2개소, 10명이 사직한 곳이 3개소, 9명이 사직한 곳이 1개소가 있었다.
반면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진료지원(PA) 인력이 늘어난 곳도 있었다. 조사 응답 중에서는 PA 간호사 13명이 늘어난 의료기관도 있었으며, 그 외 PA 간호사가 각 12명, 10명씩 충원된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간호사 외 PA 인력의 경우 총 48명을 충원한 의료기관도 있었다.
이에 보건의료노조는 응급의학과 전공의가 떠난 자리를 전문의와 PA가 메꾸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응급실 의료공백으로 인한 국민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전공의가 신속히 복귀해야 한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전공의 집단행도응로 응급의학과 의사 수는 줄었지만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전문의와 PA 인력이 응급실 의료공백을 메우고 있으며 국민 생명을 살리기 위해 응급실 운영을 지탱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의료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긴 만큼 환자와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고 있다”며 “응급실을 박차고 나간 전공의들은 응급실 파행 운영을 방치하지 말고 국민 생명을 살리기 위해 조속히 응급환자 치료 현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현장에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는 점은 전공의 사직을 통해 명확히 확인됐다. 의대 정원 증원을 백지화하라며 여·야·의·정 협의 제안조차 거부하는 것은 억지를 부려서라도 정부를 이기겠다는 정치 논리”라며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전공의들의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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