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선 원장, 젊은의사 단체 조직력 강화 당부
의대생 "현실과 괴리된 고민으로 무력감 느끼기도"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료윤리연구회 모임에서는 젊은 의사 단체의 조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왔다(ⓒ청년의사).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료윤리연구회 모임에서는 젊은 의사 단체의 조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당부가 나왔다(ⓒ청년의사).

의정갈등 상황을 타파하려면 의대생과 전공의들의 조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수도권, '빅5병원' 중심이 아닌 전국에서 '풀뿌리 조직'처럼 결속력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의료정책연구원 안덕선 원장은 지난 4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의료윤리연구회 모임에서 전공의와 의대생 조직이 "달라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날 '의사의 프로페셔널리즘과 자율규제 총론'이라는 주제로 의사의 전문직업성을 회복하기 위해 면허 자율규제가 필요하다는 강연을 진행했다.

안 원장은 “다른 나라의 전공의·의대생 조직을 보면 (정부와) 협상도 할 줄 안다”면서 “현재 학생 조직은 무슨 사안이 있으면 대표들이 모여서 논의해도 (결론이) 뒤집어지는 등 합의 과정에서 보면 공식적인 조직체로서의 모습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했다.

의대나 의료계 선배들도 젊은 의사들에게 조직 구성이나 육성에 도움을 주지 못했다면서, 젊은 의사들이 조직력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풀뿌리 조직'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원장은 “학교에서도 학생들에게 (조직체로서 움직일 수 있도록) 육성해야 한다. 그러나 관심이 없었다. 외국에서는 학장·부학장을 뽑을 때 학생들이 투표하거나 학교인증평가에서 학생들이 학교를 직접 소개하는 등 자치 활동이 활발하다"며 "우리 선배의사들도 (젊은 의사들을) 키워주지 못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의사들이 활동에 나선다면 강력한 조직 구성부터 논의해볼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지금 전공의 단체도 '편하다'는 이유로 수도권 중심으로 모이는데, 이를 경계해야 한다. 전공의 집단에서 '빅5병원' 중심으로 구조가 고착화되는 게 아니라 전국구가 돼야 한다. 풀뿌리 조직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 의대생은 강연 후 의대생들의 고민이 현실과 괴리돼 있음을 토로했다.

강연 후 의학과(본과) 4학년인 의대생 A씨는 “아직 20대 중반인데, 40·50대가 됐을 때 (자율규제 등 의료) 체계가 완성된 사회에서 (의사로서) 일하고 싶다"며 "그러나 지금 의대생으로서 어떤 것을 할 수 있을지 막연하다”고 말했다.

A씨는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를 2년 휴학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의사가) 엘리트로서 사회와의 관계를 다시 규정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런 이야기가 (현실과) 괴리가 크다보니 무력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한편으로는 이런 고민들이 필요하고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하는 고민이라는 생각도 든다. 현재 길을 찾고 있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한국여자의사회 주영숙 이사는 현재 의료계 상황이 의대생들의 처한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아쉬움을 드러낸 뒤, 선배 의사와 젊은 의사들이 함께 논의하는 자리가 꾸준히 만들어지기를 희망했다.

주 이사는 “안 원장이 젊은 의사 단체가 촘촘히 짜여 있지 않다고 지적했는데, 학생 입장에서는 ‘그럼 의협은 다른가’라고 생각할 것 같다"며 "이젠 전공의와 의대생들도 ‘의협은 빠지라’고 말할 지경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어 “젊은 의사들이 어디 가서 ‘내가 의사다’라고 말할 수 있는 전문적인 직업 단체가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는 (선배의사들과) 같의 의논하고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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