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고통 이해…의학이 지향하는 가치 놓쳐서야"
정부·의대에 복귀 포용, 교육 정상화 대책 마련 촉구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21일 대국민 입장문을 내고 의대 증원 정책이 의료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청년의사).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21일 대국민 입장문을 내고 의대 증원 정책이 의료개혁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청년의사).

의학계 원로들이 의대생이 수업에 복귀할 수 있도록 사회가 성원해 달라고 했다. 현시점이 의대 교육을 정상으로 되돌릴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11일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해 의대생과 의과대학, 정부 그리고 국회에 드리는 호소문'을 발표하고 "의대생은 조속히 수업에 복귀하고 사회는 그 결심을 존중하고 응원해 달라"고 했다. 의대와 정부에는 복귀하는 의대생을 포용하고 교육 정상화 방안을 신속히 마련해 달라고 했다.

의정 갈등 장기화로 의대생이 겪는 고통을 이해하나 "의학이 지향해야 할 더 큰 가치를 놓쳐서는 안 된다"면서 "우수한 자원으로서 사회에 지는 책임은 엄중하며,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 허비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고 했다. 따라서 수업 복귀는 "의학의 가치를 실현하고 인류 건강과 의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키는 첫걸음"이라고 했다.

의대생이 복귀를 결정하면 "사회는 그 결심을 존중하고 응원해 달라"고 했다. 교육부와 의대 등 교육 주체는 "수업 복귀를 포용적인 자세로 수용하고 교육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행정적 조치를 신속히 마련해 달라"고 했다. 의대 교육 환경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국회에는 국가 최우선 과제로 이번 사태 해결에 나서 달라고 요청했다.

의학한림원은 "의료가 10년 안에 회복할 수 없는 수준으로 붕괴됐다. 기성 의료인의 책임감과 정부의 막대한 재정 투입으로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절차적 하자와 불공정으로 일어난 현 상황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의료 체계 복원 정책을 달라"고 했다.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호소문
(의대생, 의과대학, 정부 그리고 국회에 드림)

지금의 상황 속에서 의대생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무게를 깊이 가늠해 봅니다. 의대생들이 이토 록 절박하게 목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던 현실 앞에, 선배로서 깊은 안타까움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의대생들이 보여준 공정성의 가치를 지키고 정의로움을 추구하는 신념은 대한 민국 의료의 내일을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기초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명분에도 불구하고, 의학이 지향해야 할 더 큰 가치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생명 존중에 기반한 의학의 숭고한 이상과 환자를 위한 이타적 헌신은 모두 소홀히 할 수 없는 우리 모두의 책무입니다. 의학의 본질적 가치는 어떠한 외부 상황이나 세력보다 크며, 진정한 의사의 사명은 현재의 사회에 대한 비판적 행동을 넘어 더 멀리, 더 깊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의사의 사명을 실현하는 여정은 의학교육의 현장에서 시작됩니다. 의과학의 근본적 역량뿐만 아 니라, 전문인으로서의 역량을 쌓고, 더 나아가 비판과 창조, 윤리적 숙고와 공감적 소통 등 통합 적 역량에 이르기까지, 의학교육은 모든 의과학, 의료 그리고 의학·바이오산업의 뿌리입니다. 이 뿌리가 흔들리면, 의료의 미래는 기대할 수 없습니다.

오늘날 의대생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높은 학습 역량과 책임 의식을 갖춘 인재들입니다. 건국 이래 그 우수성이 유례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이들은 미래의 의사이자 과학자, 지식인으로서 대한민국의 앞날을 책임질 주역들입니다. 그러므로 우수한 자원으로서 사회에 대한 책임은 엄중 하며, 치열한 국제 경쟁 속에서는 허비할 시간도 여유도 없습니다.

수업 복귀는 단순한 일상 회복이 아닙니다. 그것은 의학의 가치를 실현하고, 인류 건강과 대한민 국 의료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키는 첫걸음입니다. 서로를 신뢰하고 손을 맞잡아야 의료의 건 강한 미래를 펼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은 의대 교육 정상화를 위한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이 수 업에 복귀한다면, 교육부를 비롯한 각 의과대학도 적극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로 이를 수용하고, 교육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행정적 장치를 신속히 마련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6월 중 불과 몇 주의 시간 여유가 남아 있는 지금, 교육 현장이 다시 회복될 수 있는 창을 닫아 서는 안 됩니다. 의대생들이 다시 교정으로 돌아오는 용기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사회가 그 결심을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이는 단지 한 세대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의 지속 가능성과 국민 건강의 미래를 지키는 길입니다.

정부와 국회에도 간곡히 요청합니다. 의료는 심각하게 붕괴하고 있으며, 이 상황은 10년 안에는 결코 회복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가까스로 유지되고 있는 의료체계는 기성 의료인들의 묵묵한 책임감과 정부의 막대한 재정 투입에 의존하고 있을 뿐입니다. 미래의 의사들을 돈벌이에 급급한 청년으로 매도하면서 동시에 의학·바이오 산업의 국제 경쟁력을 기대한다는 것은 모순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두려운 것은 어려운 현실이 아니라 암담한 미래입니다.

이에 대한민국의학한림원은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1. 의대생들은 조속히 수업에 복귀하시고, 사회는 이들의 결심을 존중하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2. 교육부와 의과대학 등 교육 주체는 의대생들의 수업 복귀를 포용적인 자세로 수용하시고, 교 육 정상화를 위한 제도적·행정적 조치를 신속히 마련해 주시기 바랍니다.

3. 정부는 의료의 본질적 가치와 의학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깊은 인식하에 의사 양성을 위한 교 육 환경을 시급히 개선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4. 정부와 국회는 절차적 하자와 공정치 못함에서 유발된 현 상황의 해결을 국가 최우선 과제로 삼아, 지속 가능한 의료체계 복원을 위한 정책을 입안하고 시행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25년 06월 11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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