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L301 1상 데이터 이르면 2분기 공개…마일스톤 수익 기대”
“美법인 3월까지 설립 마무리...ADC 3개 물질 임상 진입 박차”
[샌프란시스코=김찬혁 기자] 에이비엘바이오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제43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 2025)에서 글로벌 제약사들과 ‘그랩바디-B’ 기술에 대해 의미 있는 논의를 이어갔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컨퍼런스 현장에서 만난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첫날 9시 미팅부터 기대 이상의 성과가 있었고, 특히 그랩바디-B 관련 사업화 논의가 깊이 있게 진행됐다”며 “상반기 중 의미 있는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랩바디-B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IGF1R)를 표적해 약물의 혈액뇌관문(BBB) 침투를 돕는 기술 플랫폼이다.
이 대표는 그랩바디-B 기술의 효과와 안전성을 강조하며 “사노피와 공동개발 중인 그랩바디-B 기반 신약 후보물질 ‘ABL301’ 파킨슨병 1상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확인됐다. CT 스캔에서 결과가 완벽하게 재현됐고 정말 안전하다. 뇌로 직접 측정은 못하지만 CSF(뇌척수액)를 통해 BBB 통과를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ABL301의 경우, 현재 용량 증량 단계를 마쳤으며, 올해 2분기 말 혹은 3분기 초반 1상 탑라인 데이터를 수령할 전망이다. 2상부터는 사노피가 임상을 전담하며, 에이비엘바이오는 2상 진입에 따른 마일스톤을 수령하게 된다. 이 대표는 “(사노피가) 빅파마다 보니 검토를 거치는 커미티 멤버가 많아 정확한 시점은 확답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또 이 대표는 “ABL301 2상 진입 시 수령하게 될 마일스톤이 현재 환율 상황에서 한화 기준으로 예상보다 큰 금액이 될 것”이라며 “과거 사노피와의 계약 당시에도 받은 마일스톤 중 일부를 달러로 보유했다가 환율 상승기에 환전해 이득을 봤다”고 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BL301 관련 마일스톤 외에도 리가켐 바이오사이언스(‘ABL001’ 공동개발), 유한양행 등으로부터 올해 총 650억원 이상의 마일스톤을 수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울러, 이 대표는 4-1BB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T’가 적용된 ‘ABL111(지바스토믹)’의 개발도 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ABL111은 클라우딘18.2와 4-1BB를 타깃하는 이중항체 신약으로, 파트너사 아이맵이 현재 위암 및 식도암 1차 치료제를 목표로 1상을 진행하고 있다. 아이맵은 최근 CD73 항체 개발을 중단하고 ABL111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이 대표는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 항암화학요법과 병용요법으로 진행 중인 1상에서 ‘빌로이(성분명 졸베툭시맙)’ 대비 우수한 데이터가 확인됐다”며 “졸베툭시맙은 클라우딘18.2 고발현 환자에서만 효과를 보이는데 반해, ABL111은 저발현부터 고발현 환자 모두에서 효과가 있고 항암제 병용 시에도 더 나은 안전성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ADC(항체약물접합체) 분야에서도 차세대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으며, 상반기 중 새로운 페이로드 개발 제휴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중국의 한 기업이 토포이소머라아제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듀얼 페이로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올 여름 인비트로(in vitro) 데이터가 나올 예정이며, 기술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법인 설립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법인 CEO 최종 후보 2인을 선정했으며, 제네텍과 다케다 출신으로 투자은행과 애널리스트 경험도 있다. 3월까지 ADC 물질 이전, IP 이전, 펀딩, CEO 선임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다.
특히, 미국 법인은 M&A를 목표로 한다. 이 대표는 "2026년 말까지 3개의 이중항체 ADC 물질이 임상에 진입하고 2027년이면 모두 2상에 진입할 수 있다"며 "2029년경 최소 2조원 규모의 M&A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최근 바이오 업계 트렌드 변화를 언급하며 국내 기업들의 어려움을 예고했다. 그는 “빅파마들이 라이선싱보다 M&A에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JPM에서 로슈 CEO가 매년 10조 원씩 M&A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곧 라이선싱을 안 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가뭄이 온 뒤 땅이 갈라지듯 한국 바이오텍에 어려움이 올 수 있다”며 “기술이전으로는 먹고살기 힘든 시대가 됐다. 2상까지 개발해 M&A로 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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