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베시미그, 2/3상 탑라인서 1차 평가지표 충족
이보네시맙 등 키트루다 아성 도전 이중항체 개발 활발
에이비엘바이오가 기술이전 한 이중항체 물질의 후기 임상시험 탑라인 데이터가 발표되며 해당 물질의 경쟁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키트루다 아성에 도전하는 이중항체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컴퍼스 테라퓨틱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전이성 또는 재발성 담도암 환자 168명을 대상으로 한 토베시미그 글로벌 2/3상 연구(COMPANION-002)의 톱라인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결과 토베시미그와 파클리탁셀 병용요법은 1건의 완전관해(CR)를 포함해 객관적 반응률(ORR)이 17.1%로 나타났다. 파클리탁셀 단독요법의 객관적 반응률은 5.3%로, 이번 연구의 1차 평가지표인 ORR의 두 치료군 간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P=0.031).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재 톱라인 발표를 살펴봤을 때는 2차 치료제로서는 대조군(파크릭탁셀 단독, 파크리탁셀 병용) 대비 유의미한 데이터가 나왔다고 본다”며 “최종 데이터에서 무진행생존기간(PFS)만 대조군 대비 좀더 유의한 차이가 나온다면 품목 허가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토베시미그는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VEGF-A와 DLL4 표적하는 이중항체다. VEGF와 DLL4를 동시에 표적함으로써 종양의 혈관 신생과 성숙을 조절하는 두 가지 주요 경로를 동시에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이를 통해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억제하는 원리로 개발되고 있다.
현재 토베시미그와 유사하게 VEGF와 DLL4를 표적하는 약물은 나비시시주맙(Navicixizumab)이 있다. 미국 임상시험 정보 사이트 ClinicalTrials.gov에 공개된 정보에 따르면, 해당 물질의 3상은 2022년 시작됐지만 임상 데이터가 업데이트되지 않고 있다.
국내 항암제 임상 개발 컨설턴트는 “현재 발표된 데이터만으로 토베시미그만의 차별성을 속단하긴 어렵다”며 “독성과 관련된 안전성 프로파일(safety profile)과 반응지속기간(DoR) 등이 정확히 발표돼야 물질의 잠재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컴퍼스 테라퓨틱스는 현재 ORR 데이터 일부만 발표했으며 PFS를 포함한 전체 임상 데이터는 올해 4분기에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토베시미그와는 표적이 다르지만 PD-L1과 VEGF를 동시에 표적하는 이중항체 이보네시맙(Ivonescimab)도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서밋 테라퓨틱스(Summit Therapeutics)는 작년 9월 이보네시맙이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대비 사망위험을 49%를 줄였다고 발표했다.
이런 이유로 글로벌 제약사들은 기존 면역항암제의 시너지를 내거나 이를 뛰어넘을 수 있는 이중항체 도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키트루다를 보유한 MSD는 작년 11월 중국 바이오텍 라노바 메디신스(LaNova Medicines)의 이중항체 ‘LM-299’를 도입했다. 또 바이오엔텍은 중국 바이오텍 바이오테우스(Biotheus)를 인수하며 이중항체 ‘BNT327’에 대한 권리를 확보했다.
국내 항암제 개발 컨설턴트는 “현재 이보네시맙을 포함해 기존 면역항암제의 효능을 뛰어넘거나 기허가 면역항암제와 병용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며 “토베시미그 역시 개발 기전 자체는 매우 유망한 물질이며 향후 1차 치료제로 임핀지(성분명 더발루맙)와 병용요법 임상에서 고무적이 결과가 나온다면 더욱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토베시미그는 1차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자 주도 임상도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시험은 미국 텍사스 대학교의 MD 앤더슨 암 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에서 수행되고 있다. 해당 연구는 표준 치료요법인 GEMCIS와 임핀지에 토베시미그를 병용요법으로 투여하는 방식이다.
이상훈 대표는 “(1차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면역항암제와 GEMCIS 요법에 토베시미그를 병용하는 임상 결과가 연내에 발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