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플랫폼 기술로 이중항체·ADC 뿐만 아니라 RNA로 확장
자체 뇌혈관장벽 셔틀 기술로 퇴행성뇌질환 공략
이중항체 연구에 주력해 온 에이비엘바이오가 자체 플랫폼 기술 '그랩바디-B'를 기반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siRNA로 신약개발 영역을 확장한다. 그간 항암제에 집중했던 회사는 사노피 빅딜을 시작으로 중추신경계(CNS) 질환으로 적응증을 넓혀 가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2022년 사노피에 ABL301 물질 기술이전(License Out, L/O)에 이어 최근 GSK에 그랩바디-B 플랫폼 L/O까지 성사시키며 CNS 질환 공략에 나섰다. 현재 에이비엘바이오는 파킨슨병 등 퇴행성뇌질환에 대해 미국에서 1상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후 2상은 사노피가 진행한다.
여기에 GSK에 신약 플랫폼 '그랩바디-B'를 L/O해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은 만큼 해당 플랫폼을 활용한 자체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CNS 질환을 공략하기 위해 주목한 물질은 siRNA다. 뇌혈관장벽(Blood Brain Barrier, BBB)을 투과하기 위해선 분자량이 큰 항체보다는 상대적으로 입자가 작은 siRNA도 활용해 신약개발을 다각화 한다는 전략이다.
그랩바디-B는 BBB를 통과하기 어려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 기술이다.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 수용체(Insulin-like Growth Factor 1 Receptor, IGF1R)를 통해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고, 뇌로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siRNA는 유전 정보의 발현을 조절하는 RNA 중 하나다. siRNA는 모더나 코로나 백신으로 잘 알려진 mRNA와 결합해 특정 단백질의 생산을 억제한다. siRNA를 활용해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개발할 때 알츠하이머병의 잠재적 병인인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 단백질의 생산에 관여해 플라크(응집체) 형성을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siRNA를 활용한 CNS 질환 초기 신약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CNS 질환에 siRNA를 활용하려면 BBB 투과와 오프타깃(off target)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모든 알츠하이머를 비롯해 모든 CNS 질환은 결국 BBB 투과도에 따라 약효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또한 siRNA는 원하는 표적세포에 전달(delivery)하는 기술에 한계가 있어 그동안 약물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지 못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그랩바디-B를 활용해 siRNA로 CNS 질환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그랩바디-B를 활용하면 siRNA를 신장이나 간이 아닌 뇌로 전달해 BBB를 통과시킬수 있다는 설명이다. BBB에 siRNA가 정확히 전달만 된다면 오프 타깃 효과를 줄이고 퇴행성뇌질환의 잠재적 병인에 작용할 수 있다는 것.
에이비엘바이오 관계자는 “ABL301뿐만 아니라 내부에서 비공개로 연구되고 있던 퇴행성뇌질환 후보물질들은 대부분 항체에 그랩바디-B를 붙인 방식으로 개발됐다”며 “이번 파트너십을 계기로 그랩바디-B를 siRNA에도 적용해 새로운 퇴행성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그랩바디-B를 활용해 siRNA 외에도 다양한 표적과의 결합해 그랩바디-B의 신약 플랫폼으로서의 확장성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