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급금 739억 수령 예정…"빅파마 딜로 기술력 인정받아 추가 플랫폼 딜 추진"
에이비엘바이오가 사노피 빅딜 이후 또 다른 기술이전(License Out, L/O) 계약을 체결하며 플랫폼 기술력을 입증했다. 그동안 물질 L/O 성과만 보였던 에이비엘바이오가 알테오젠과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와 같이 플랫폼 거래도 성사시키며 L/O 범위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
에이비엘바이오는 GSK와 뇌혈관장벽(Blood-Brain Barrier, BBB) 셔틀 플랫폼 ‘그랩바디-B(Grabody-B)’를 기반으로 퇴행성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L/O 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계약 규모는 3조9,623억원(20억6,300만 파운드) 규모이며 계약금(업프론트) 739억원을 포함해 단기 마일스톤은 1,480억원(7,710만 파운드)이다.
전체 딜 사이즈 대비 계약금 비중은 약 1.8%다. 이전 사노피에 L/O 했던 ABL301 계약금 비중 7.6% 대비 낮은 편이다. 하지만 다른 회사의 플랫폼 딜과 비교했을 대 선급금은 높은 편이다.
앞서 알테오젠은 지난달 메드이뮨 SC제형 플랫폼 L/O에서 약 660억원(계약금 비중 3.3%)의 선급금을 수령한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플랫폼 거래에서 선급금을 공개하지 않았다.
에이비엘바이오 이상훈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플랫폼 딜을 통해서 타깃과 모달리티 별로 다양한 거래가 가능한 토대를 마련했다”며 “특히 GSK와 같은 빅파마와 거래를 성사시킴으로써 우리가 보유한 그랩바디-B의 신약 플랫폼으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플랫폼 거래의 경우 GSK 쪽에서 우리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자사의 비용으로 전임상과 임상을 모두 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물질 L/O 대비 선급금은 낮을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실제 에이비엘바이오가 사노피에 기술이전 했던 ABL301의 경우 에이비엘바이오가 자체적으로 전임상을 진행했다.
GSK는 감염질환, 백신, 항암제 등에 제품과 후기 임상 성과를 보유한 글로벌 제약회사다. 여기에 최근 중추신경계(CNS) 분야에서도 활발한 거래를 진행하며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GSK는 작년 덴마크 소재 무나 테라퓨틱스(Muna Therapeutics)로부터 알츠하이머 치료제 타깃 발굴을 위한 L/O 계약을 체결했다. 이와 함께 베살리우스 테라퓨틱스(Versalius Therapuetics), 알렉토(Alecctor) 등과도 잇달아 L/O 계약을 체결하며 CNS 분야 R&D 확장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에이비엘바이오의 그랩바디-B는 BBB를 통과하기 어려운 기존 약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플랫폼 기술이다. 인슐린 유사 성장 인자 1 수용체(Insulin-like Growth Factor 1 Receptor, IGF1R)를 통해 약물이 BBB를 효과적으로 통과하고, 뇌로 전달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이다.
이번 에이비엘바이오의 L/O는 GSK의 최근 R&D 방향성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GSK는 최근 3년 유럽 회사들과 활발한 거래를 하며 신경학(neurology) 분야에서 플랫폼 기술과 물질 등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며 “우리가 맺은 이번 계약도 이러한 GSK의 연구 방향성에 부합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에이비엘바이오는 작년 기준 약 1,361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앞서 회사는 작년 7월 항체접함의약품(ADC) 개발을 위해 1,4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번 L/O를 통해 계약금 등 추가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