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두고 어디로 복귀?"…"전공의는 여전히 처단 대상인가"
향후 의협 역할 커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회장 선거 중요해"
"비상계엄이 선포될 때 응급실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있었다. 이 환자들을 두고 다시 대학병원으로 돌아가라는건가. 황당했다"
응급의학과 사직 후 지역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직 전공의 A씨의 말이다. 그는 '복귀하지 않을 경우 처단한다'는 내용이 담긴 계엄사령부 포고령에 대해 "분노와 동시에 두려움을 느꼈다"고도 했다.
이처럼 사직 전공의들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두려움"을 느끼는 한편 "처단"의 대상이 됐다는 점에 분개했다고 입을 모았다.
사직 후 의료기관에 취업해 근무하고 있는 만큼 "도대체 어디로 복귀하라는건가"라는 의문이 들었다고도 했다.
A씨는 "이미 취직해서 일하고 있는데 어디로 돌아가라는 건지 (포고령) 해석마저 어려웠다"며 "(포고령에) 처단한다고 하고 즉결 처분이란 말까지 포함돼 있어 분노를 느끼면서도 동시에 무섭고 두려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이제까지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않아도 '상관 없다', '괜찮다'면서, 대학병원들은 여전히 잘 돌아가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포고령으로) 거짓말이라는 게 증명됐다"고 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대전성모병원에서 인턴으로 수련하다 사직한 후 현재 응급실에서 근무 중인 류옥하다 씨도 "우리들(사직 전공의)은 여전히 '처단'의 대상인건가 싶었다"며 "당장 응급실에서 일해야 하는데, 어디로 복귀하라는건가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사직 후 휴식기를 갖고 있는 사직 전공의 B씨는 "'처단'의 의미가 뭔지 혼란스러웠고 무서웠다"고 했다.
그러면서 "48시간 내 복귀하라는데, 아무 병원에 무작정 배치되는 건가 싶기도 했다. 사직 인턴의 50%, 전공의의 70%가 다른 병원에 취업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들은 또 어디로 복귀하라는건지 의문이었다"고 했다.
윤 대통령 탄핵 가능성을 높게 점치면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등 의료개혁에 대해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향후 대한의사협회의 역할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보기도 했다.
B씨도 "2025학년도 의대 수업을 어떻게 할지 논의하면서 내년도 선발 인원도 같이 논의돼야 한다"며 "의료개혁 정책도 의료계와 논의해 수정될 필요가 있다. 그 과정에서 의협 회장의 역할이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번 보궐선거에서 투표권을 잘 행사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A씨는 "앞으로 의료개혁 동력이 약화되고 2025학년도 의대 합격자가 발표되기 전에 행동을 취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발표를 기다리는 게 우선이다. 현재 비대위 체계인 만큼 앞으로 의협이 대표성을 어떻게 회복할지가 첫 번째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응급의학과 사직 후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C씨는 "의료개혁 정책이 전면 백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의정갈등이) 새로운 국면을 맞다고 본다. 그러나 새로운 게 항상 좋은 것은 아닌만큼 어떻게 될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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