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의학연 "의료시스템 붕괴하자 전공의 방패막이로 내세워"
의료 현장에 복귀한 의사들의 명단을 공개한 전공의에 구속 영장이 발부되자 이를 규탄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동맹 휴학 중인 의대생 학부모들의 모임인 전국의대부모연합(이하 전의학연)은 지난 22일 성명을 내고 정부가 전공의 악마화에 앞장서고 있다고 규탄했다.
전의학연은 “전공의들이 묵묵히 일하며 정부에 6개월 동안 벌어준 건강보험 재정은 2조원으로, 단순 계산하면 1년에 4조원, 10년이면 40조원"이라며 "그러나 정부는 전공의의 노고에 감사할 마음이 전혀 없다. 지난 2월 의대 정원 증원을 발표하자마자 전국 병원에 경찰 기동대를 배치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들은 여전히 최저임금을 받으며 병원 밖 햇빛조차 부러워하며 동료들과 커피 한잔으로 노곤함을 겨우 물리치고 있었는데 ‘돈새’, ‘의새’라고 불리게 됐다”며 “도대체 무엇을 잘못해서 이런 조롱과 멸시를 받아야 하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전공의 사직에 대한 책임을 오히려 전공의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도 했다.
전의학연은 “왜 그들이 일터를 뛰쳐나갈 수밖에 없었는지 물어보는 어른이 없다. 그저 전공의를 악마화하는 데 앞장서는 데 여념이 없는 위정자들만 있을 뿐"이라며 "몇 십년간 공들인 의료시스템 붕괴의 시작이 관료의 손에서 나오자, 그 책임이 두려워 전공의에 방패막이가 돼 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쇼'는 조만간 주인공이 바뀔 것이라 확신한다. 원 제작자인 정부 담당자들은 본인의 무능을 꼭 책임지길 바란다"며 "젊은 전공의의 꿈을 지지하며 꿈꾸기를 멈추지 말고 계속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일 서울중앙지법은 사직 전공의 정 모씨가 전공의 복귀 명단을 텔레그램과 온라인 의사 커뮤니티 등에 게시한 것에 대해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반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은 21일 성북경찰서를 찾아 정 씨를 면회했으며 지역의사회에서도 일제히 반대 성명을 통해 정 씨를 즉각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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