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모집 지원 미미…"'플러스알파' 필요"
"의-정 우선순위 달라"…회의적 반응도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추가 모집 지원이 저조하면서 대선 이후 차기 정부가 출범해야 분위기가 바뀌리란 전망이 나온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주요 수련병원 전공의 추가 모집 지원이 저조하면서 대선 이후 차기 정부가 출범해야 분위기가 바뀌리란 전망이 나온다(사진출처: 게티이미지).

주요 수련병원이 전공의 추가 모집에 나섰지만 아직 복귀 움직임은 미미하다. 대선을 열흘 앞둔 만큼 전공의들이 차기 정부 출범 이후를 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대형 수련병원인 '빅5' 등 주요 수련병원은 지난 20일 보건복지부 방침에 따라 추가 모집 공고를 냈다. 인턴 3,157명을 포함해 총 1만4,456명을 모집한다. 오는 26~27일까지 지원자를 받아 이달 안에 선발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한수련병원협의회 조사에 따르면 사직 전공의 4,794명 가운데 '즉시 복귀 의향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15%(719명)다.

실제 지원자는 이를 밑돌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지난 23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지원자가 없진 않겠지만 이번이 '막차'라는 분위기도 크지 않다. 이번 추가 모집을 특례라 인식하는 전공의도 거의 없다"고 전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 역시 "전공의들 반응이 냉담하다. 지금 복귀하나 9월(2025년도 하반기 모집)에 들어오나 별 차이가 없다고 보는 듯하다. 복귀하지 않고 여기서 1~2년 더 희생하더라도 감수하겠다는 분위기"라고 했다.

전공의들이 이번 추가 모집을 복귀 기회로 여기지 않는 이유로는 정부 조치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점을 꼽았다. 내부 여론을 바꿀 "'플러스알파'가 없다"는 것이다. 앞서 수련병원협 조사에서도 46%(2,205명)가 제대 후 복귀 보장이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재검토처럼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복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의대 정원 원상복구 외에 전공의가 요구해 온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폐기나 정부 책임자 사과는 실현되지 않았다"면서 "전공의 입장에서 돌아올 이유가 없다"고 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 또한 "의료인 업무개시명령 폐지 수준의 약속은 나와야 이들이 움직일 것"이라고 봤다.

전공의 복귀가 본격화되려면 대선 이후 차기 정부 출범을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대선 이후 더 유리한 기회가 오리라 기대하는 듯하다"고 전했다. 고대의료원 관계자도 "의대 정원이라는 제일 큰 산을 넘었으니 전공의들이 여기서 조금만 더 버티면 필수의료 정책이나 수련 환경 문제도 고지를 선점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대다수 수련병원 관계자는 차기 정부가 출범해도 전환점을 만들기 어렵다고 봤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사태 해결이 어려워진다"는 데 의견이 모인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대선 후보들이 지금도 추상적인 말만 하고 의대생·전공의 문제를 시원시원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니 차기 정부가 들어서도 "선명한 해결책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국민 여론도 살펴야 하고 대통령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는 이유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의정 간 접점 만들기는 대선 이후가 아니라 (선거 전부터) 시작돼야 한다. 이 시점에서 실질적인 해결책 제시는 어렵더라도 후보들이 최소한 모양새라도 취해야 하는데 그마저도 하지 않는다"며 "어느 후보가 당선하든 대통령이 된 뒤 이런 기조가 바뀔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우려했다.

고대의료원 관계자 역시 "대선 후보와 정당은 일반 유권자 시각에서 의료 현안을 다룬다. 의료계로서는 시급한 사안이지만 정부와 정치권 우선순위는 다를 수 있다"면서 "차기 정부가 들어서도 의료계가 현안을 유리하게 끌고 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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