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박단 소통 방식 비판…“김택우가 책임자 아닌가”
“의협 대화 불가능한 대상이라 인식…정리된 입장 필요”

대한의사협회가 국회와 정부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의협 박단 부회장과 집행부의 소통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청년의사).
대한의사협회가 국회와 정부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더불어민주당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의협 박단 부회장과 집행부의 소통 방식이 도마 위에 올랐다(ⓒ청년의사).

대한의사협회가 의정 갈등을 매듭짓기 위해 국회와 정부에 대화를 제안했지만 이를 바라보는 정치권 시선은 곱지 않다. 의협 박단 부회장과 집행부의 소통 방식에 대한 불만 때문이다. 의료계 내에서 김택우 회장 책임론이 제기된 것도 당연하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와 의료계, 국회 3자 회동이 실효를 거두려면 의협의 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 이유로 지난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 논의 과정에서 박 부회장의 소통 방식을 꼽았다. 민주당 복수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당시 논의된 내용을 의협 내부에 전달하지 않아 불필요한 오해가 생겼다고 비판했다.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를 구성해 의대 정원을 논의하도록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부회장이 의협 내부에) 전달했다면 반드시 알아야 하는 국회에서 논의된 사항을 의협 수뇌부가 모르고 있었다. 그 자체가 충격이었다”며 “국회에서 논의된 내용을 다시 의협 안에서 논의하는 구조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의협 집행부가 자기 책임을 못한 것”이라며 “대표성을 갖고 책임 권한을 갖고 있는 사람은 박 부회장이 아닌 김 회장 아닌가. 그러나 논의 내용 자체도 모르고 허우적거리고 있으면, 국회가 의협과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는 “김 회장이 지지기반이 없는 상황에서도 당선됐던 유일한 이유가 젊은 의사들의 지지를 조직적으로 끌어낸 덕분이었고 박 부회장이 그 역할을 할 것도 맞다. 그러나 그게 딜레마가 됐다”며 “박 부회장에게 대화의 전권을 쥐어주고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무책임한 모습을 보이니 김 회장을 향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 같다”고도 했다.

특히 “국회에서도 정치적 부담을 안고 의협에 보건의료기본법 제안을 한 거다. 최소한 이대로 통과되면 환영의 메시지나 그 다음 움직임이 이어질 수 있도록 ‘유화적 제스처’는 있어야 했다"며 "그런데 SNS에 의협이 요구한 내용을 받아준 게 없다고 하면, 3개월간 (법안) 논의를 했던 의원들 입장에서는 '의협은 대화가 불가능한 대상'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의협의 태도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보고 있다. 의협이 ‘대화가 가능한 상대’라는 점을 정치권과 정부에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지금이 중요하다. (의정갈등을) 어느 정도 매듭지어야 하는데 의협이 계속 엇박자를 내면 (해결) 전망은 어둡다. 요구할 건 요구하고 정리할 건 정리해야 한다. 무조건 (원하는 대로) 다 내놓으라고 하면 (논의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20일 의협이 궐기대회를 하겠다고 한다. 집행부가 아무 것도 안 한다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한 제스처인 것 같다”며 “앞으로 박 부회장이 어떻게 할 지도 중요하다. 중요한 사안들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내부 논의를 통해 정리된 입장을 갖고 소통을 해야 하는데, 개별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의협의 또 다른 리스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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