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 대응 전략 마련…고환율 환경 오히려 기회될 것”
내년 3분기 공급 가능한 재고 확보…원료 중심 수출 전환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오른쪽)과 셀트리온 서진석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제공: 셀트리온).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된 '2025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셀트리온그룹 서정진 회장(오른쪽)과 셀트리온 서진석 경영사업부 총괄 대표이사가 발언하고 있다(제공: 셀트리온).

셀트리온이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의약품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 원료의약품 수출 확대와 현지 생산기지 확보 등 3단계 대응 전략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7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반도체, 철강과 함께 외국산 의약품에 대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언급한 데 따른 것이다.

셀트리온은 30일 주주 서한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 관세에 대해 구체적인 정책안을 발표한 바 없으며, 실제 시행 여부는 추가적인 검토와 정책적 관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의약품에 대한 관세는 미국 내 약가 상승을 초래해 소비자와 의료 시스템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1기 행정부에서 지속적으로 약가 인하를 추진해 온 점을 고려할 때 실제 강행 가능성은 불확실하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셀트리온은 관세 정책 시행에 대비해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눈 단계별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우선 단기적으로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 중인 당사의 제품은 2025년 3분기까지 추가 수입 없이도 현지에서 조달이 가능한 충분한 재고를 확보했다”며 “일부 조기 소진이 예상되는 제품도 미국 현지 제조소를 통해 이미 반입된 원료의약품을 기반으로 완제의약품 생산이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중기 대응책으로는 원료의약품 중심의 공급 전략 전환을 꼽았다. 셀트리온은 “관세가 장기적으로 지속될 경우, 상대적으로 높은 관세가 부과되는 완제의약품보다 관세 부담이 낮은 원료의약품 수출에 집중하고, 현지 제조소에서 완제의약품을 생산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조정할 계획”이라며 “현재 당사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충분한 제조 역량을 갖춘 현지 업체들과의 협력 방안을 이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로는 미국 내 생산기지 확보를 검토 중이다. 셀트리온은 “완제의약품뿐 아니라 원료의약품까지 생산할 수 있는 현지 생산기지의 인수 또는 설립을 검토 중”이라며 “미국의 정치·사회적 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고, 미국 내 시장 점유율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오히려 관세 정책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도 기대했다. 셀트리온은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부과할 경우 이는 미국 내 소비재 및 원자재 가격 상승을 초래해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적 통화정책이 지속되며 고환율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고환율 환경은 당사와 같은 글로벌 수출기업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미국 시장 내 경쟁력 강화 및 수익성 개선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셀트리온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방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면서, 정책이 현실화되더라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변화하는 글로벌 시장 환경 속에서도 공급·판매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을 통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아울러 “주주들에게 앞으로도 대응 상황을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유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셀트리온의 이러한 대응 전략은 글로벌 제약업계의 우려와 맞물려 주목된다. 로이터는 지난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발(發) 의약품 관세가 다케다, 아스텔라스, 다이이찌산쿄, 에자이 등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일본 제약사들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다케다의 경우 지난 회계연도 매출의 절반 이상이, 아스텔라스는 41%가 미국 시장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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