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우·강희경·주수호 후보 'X'…이동욱·최안나 'O'
"내년 교육 불가" vs "증원 정책 잘못 인정하는 것"
"최종 결정은 회원·의대생·전공의 몫" 한목소리

서울특별시의사회가 21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개최한 '제43대 의협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 토론회'에서는 공통 질문에 대해 후보들이 O, X를 들어 의견을 개진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사진은 "의협회장이 될 경우 회장 임기를 마치고 정치권에 진출할 생각이 있는가"에 대한 후보들의 대답(ⓒ청년의사).
서울특별시의사회가 21일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개최한 '제43대 의협 회장선거 후보자 합동 토론회'에서는 공통 질문에 대해 후보들이 O, X를 들어 의견을 개진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사진은 "의협회장이 될 경우 회장 임기를 마치고 정치권에 진출할 생각이 있는가"에 대한 후보들의 대답(ⓒ청년의사).

만일 정부가 2025학년도 의대 정원은 정부안대로 유지하는 대신 2026학년도 정원을 1,500명으로 줄이겠다는 안을 제시한다면?

이러한 가정에 대한의사협회장 후보자들의 답변이 엇갈렸다. 받을 수 없다는 답변이 다수였지만, 고려할 수도 있다는 답변도 나왔다. 다만, 최종 결정은 전공의와 의대생, 그리고 의협 회원 전체의 의견에 따르겠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특별시의사회는 21일 의협회관에서 개최한 제43대 의협 회장 보궐선거 후보자 합동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선 후보들에게 공통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찬성(O)과 반대(X)를 물었다.

이날 좌장을 맡은 서울시의사회 좌훈정 부회장은 후보들에게 "내년 초 정부나 국회가 2025학년도 정원 증원을 받아들이면 2026학년도 정원은 증원된 만큼 줄여주겠다고 할 경우 받아들일 것인가"라고 질문했다.

그러면서 "예컨대 2025학년도 정원은 1,500명이 증원된 4,500여명인데, 2026학년도는 기존 의대 정원인 3,058명에서 1,500명을 줄인 1,500여명으로 하겠다고 제안할 경우 받아들일 의사가 있는가"라고 예를 들었다.

이에 대해 김택우·강희경·주수호 후보는 'X'를 든 반면, 이동욱·최안나 후보는 'O'를 들었다.

O를 든 후보들은 정부가 1,500명 정원 안을 제안하는 것만으로도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의 잘못된 점을 인정하는 것인 만큼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내년 초라면 2025학년도) 입시가 끝났을 때"라며 "그럼에도 정부가 '반성했기에 1,500명을 줄여주겠다'고 제안하는 것은 정부로서도 매우 굴욕적인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런 상황이 온다면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돌아가는 게 중요하기에 받아들여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며 "벌어진 일은 '엎질러진 물'이다. 교육이 어려워지는 등 여러 부작용이 많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 상황에서 어떻게 할 것인지 묻는 건데, 썩 마음에 들지 않지만 정부가 그 정도 성의를 보인다면 전체적으로 이 사태를 마무리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후보도 "원칙은 분명하다.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을 2,000명씩 5년 증원하는 정책 자체가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며 "(의대) 교육이 가능해지고, 앞으로 의료계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같이 논의하는 자세로 정부가 사과하고 입장을 바꾸면 논의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정원을 1,500명으로 줄인다는 제안 자체가 (정부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후) 어떻게 할 것인지 (의료계에) 제안하는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렇다면 2026학년도 정원은 내년 5월 전에 결정돼야 하기에 시간이 없다. 시급히 의료가 정상화되고 후배들의 피해를 줄이고 전체적인 의대 교육의 파탄을 막을 방법으로 바로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X라고 답한 후보들은 2025학년 정원을 이대로 수용할 경우 당장 2025학년도부터 수업이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현재 3,000명에 1,500명이 더해져 내년에는 (의예과 1학년생이) 7,500명이 되지 않나. 2026학년도가 문제가 아니라 (2025학년도부터) 교육이 불가능하다. 그 상태로 10년, 20년 갈 것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강 후보도 "이미 (의예과 1학년생만) 7,500명이기에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인원은 0명에서 500명 정도가 돼야 한다. 그렇게 해서 3년 정도 학생을 모집해야 향후 교육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했다.

주 후보는 "총인원의 문제가 아니라 이미 2024학년도에 (휴학·유급으로) 3,000명이 누적됐기에 2025학년도에 4,500명을 뽑으면 수업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2025학년도는 제로베이스에서 시작하고 2026학년도부터 신입생을 뽑되, 늘어난 1,500명을 한 번에 줄이기는 어려우니 300명씩 5년에 걸쳐 줄이거나 500명씩 3년 동안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후보들은 한목소리로 정부의 제안을 수용할지 여부에 대해선 의사 회원과 전공의·의대생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했다.

강 후보는 "이런 제안이 왔을 때, 회장의 의견보다는 전체 회원의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최 후보도 "모든 것은 회원의 뜻을 받아 결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주 후보는 "의사 전체의 행동의 끝은 전체 회원의 투표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도 전공의와 의대생이 판단할 문제라고 했다. 이 후보는 "만약 그런 제안이 왔을 때 최대한 (전공의와 의대생들을) 설득하겠지만 결국 전공의와 의대생이 선택할 문제"라며 "개인적인 의견일 뿐 전공의와 의대생을 뒤로 두고 합의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아무리 (리더가 펼친) 정책이 훌륭하더라도 중간 평가가 필요하다. 많은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뜻을 하나로 모아 대비해야만 정부 정책에 대응할 수 있다. 소통과 화합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날 O, X 질문에서는 의협 회장이 될 경우 회장 임기를 마치면 국회 등 정치권에 진출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최 후보만 O를 들었다. 최 후보는 "(국립중앙의료원을) 사직할 때 의협과 의료계를 위해, 의료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다고 다짐했다"며 "국회의원이든 무엇이든 의료계가 다시는 이런 일을 당하지 않도록 정치 세력화를 위한 자리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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