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회장 후보자 토론회 현장서 비대위 대응 지적
후보자들 "지금은 행동할 때" 한목소리…해법에는 이견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현안 대응에 늦다는 지적이 회장 후보자 토론회장에서도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이 일으킨 비상계엄 사태와 연이은 탄핵 정국으로 "의대 정원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는 의료 현장의 초조함이 수면 위로 드러난 셈이다.
지난 17일 부산시의사회가 개최한 제43대 의협 회장 보궐선거 후보자 합동 설명회(토론회) 현장에서 한 회원은 이렇게 물었다.
의협 비대위가 많은 기대 속에 출범했다. 그러나 현안에 대해서 한 박자씩 늦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본인이 지금 비대위원장이라면 남은 활동 기간 3주 동안 무엇을 하겠나. 또한 의대 정원 문제가 뒤로 밀려난 현재 사회 분위기를 어떻게 반전시킬 건가.
이같은 질문에 각 후보가 어떤 대답을 내놨는지 정리했다. 토론회 규정에 따라 현장에서 답변한 순서다.
이동욱: 지금은 마지막 골든 타임이다. 싸워야 한다. 비대위에 대화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기조가 있다. '시간은 우리 편'이라고 여기는지 모르겠으나 (비대위가) 상당히 소극적이고 방관하는 자세라 많은 회원이 답답해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의대 정원 문제는) 되돌리기 힘든 형국으로 가고 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강력하게 투쟁하고 목소리 높여 이슈화할 때다. 이 과정에서 (회장이) 비난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런 비난도 지도자가 질 책무다. (비대위는) 실패나 비난이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최안나: 대통령 권한대행을 만나야 한다. 그간 의료계가 요구했던 (증원 백지화)대로 1명도 뽑지 말라고 계속 요구하든지 아니면 이제는 교육이 가능한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대책을 마련하라고 해야 한다. 수시에서 추가 합격자를 선발하지 않고 정시로도 (합격자를) 이월하지 않는 등 방법이 있다. 물론 나중에 법적 소송이 들어올 것이다. 하지만 법도 어겨가면서 개헌까지 했던 대통령과 정부다.
(의학 교육이)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입학생을) 최대한으로 줄여야 한다.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정부도 다 안다. 그러나 대통령 때문에 못 한 거다. 그 대통령이 날아갔으니(직무정지 됐으니) 아무리 대선이든 정국이 급하더라도 학교와 학생을 살려야 한다.
김택우: 지금을 '의료 계엄' 상태로 봐야 된다. 2025학년도 의대 입시 모집 중단이라는 우리의 원칙을 세워 결사적으로 나가야 할 때다. 이런 원칙에 기반해서 (의대 정원 정책) 책임자 문책도 당연히 따라야 한다. 이런 전제 조건을 갖춰야 우리가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
해결책은 정치권을 움직여야 나온다고 본다. 여야 상관없이 정치권을 모두 움직여야 한다. 이들도 목적이 다 다르다. (의대 증원을) 중단하도록 우리가 압력을 넣어야 한다. 이것마저 실패한다면 마지막은 사법부다. (의대 정원 증원을 중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사법부가 받아들여야 한다. 물론 상대방이 우리에게 (해결 방안을) 요구할 수도 있다. 그래서 의대생과 전공의 요구안을 실현하기 위한 최선책을 의료계가 찾아내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이 문제를 의료계가 풀어나갈 수 있다.
강희경: 사태 해결을 위해 회원 의견을 더 활발히 들어야 한다. 지금 비대위가 (회원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는지 의문이다. 정원 문제를 지금 (정부와 정치권 등)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우리만 답답하다. (2025학년도) 수시 합격생도 이미 우리(의료계) 아닌가. 원하는 의대 합격선에 든 수험생이 우리가 정원을 줄이자며 원하는 의대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 얼마나 상처가 크겠나. 이들도 이미 우리(의료계)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일부가 피해를 최소한으로 볼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결국 (학생 선발은) 총장을 비롯해 각 대학이 결정할 문제다. 총장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도록 정부에 힘을 써야 한다. 그러려면 국민이 우리를 지지해야 하고 여론을 환기해야 한다. 오는 24일 더불어민주당과의 국회 토론회도 그래서 마련됐다.
주수호: 지금 정부와 우리의 진단이 다르다. 이 시점에서 의대 정원 증원 문제만 두고 정부나 정치권과 협상해서는 안 된다. 대한민국 의료의 새로운 길을 우리가 만들어내야 한다.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가 요구하고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이 정당한 길이기 때문이다. 초조해 하며 정치권에게 만나자고 할 필요 없다. 우리는 우리가 갈 길을 제시하고 정부나 정치권이 답을 달라고 기다려야 한다. 협상은 이렇게 하는 거다. 왜 우리가 나서서 협상을 하자고 말하나.
상대방이 들어줄 수밖에 없도록 우리의 힘을 가지고 상대방을 압박하는 것이 현재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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