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2차 부분파업 앞두고 휴진·집회 참여 당부
"2만명 모여도 의사는 2000명만…말보다는 행동"
대한의사협회는 간호법과 '의료인 면허취소법'(의료법 개정안)을 막기 위해 12개 보건의료단체들과 연대해 투쟁하고 있지만 정작 의사 사회 내부 투쟁 동력은 결집하지 못하고 있다. 의협 이필수 회장은 이같은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단식 농성을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의사들을 향해 오는 11일 예정된 2차 부분 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해달라고 호소했다. 간호법과 면허취소법을 저지하려면 투쟁 현장에서 의사들 목소리가 더 커져야 한다고 했다.
이 회장은 9일 오후 의료 현안과 의협 대응을 주제로 진행한 제32기 의료정책최고위과정 첫 번째 강의에서 "결정적인 것은 현장에서 나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간호법 공동 대응을 목적으로 결성한 보건복지의료연대의 집회에 "회원들이 참여해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회장은 간호법과 면허취소법 국회 본회의 통과에 반발해 단식 투쟁을 하다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되면서 8일 만에 중단했다.
이 회장은 의협이 보건복지연대를 주도하고 있지만 궐기대회 등 현장 참여는 다른 단체보다 상대적으로 저조해 "부끄럽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회원 참여율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여러분은 (의료계) 지도자이기 때문에 알고 있겠지만 (회원들에게) 막상 (집회 현장에) 나오라고 하면 안 나온다"면서 "지금 보건복지의료연대에서 궐기대회를 열면 2만명, 3만명이 모이지만 의사 인원은 2,000명, 3,000명밖에 안 된다. 정말 부끄러운 현실"이라고 했다.
간호법과 면허취소법 대응에서 의사 참여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이전부터 있었다. 지난 3일 1차 부분 파업도 의사 휴진 규모가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그간 의협은 "대응 수위를 단계적으로 높여 간다"면서 회원 참여를 더 독려하겠다고만 했다.
이 회장은 "(보건복지연대 활동은) 의협이 주도하고 나머지 약소단체는 우리를 보고 나온다. (다른 단체는) 학생까지 나오는데 우리 의사들만 참여가 저조하다"면서 "참여가 없으면 의미도 없다. 말보다 행동이다. 직접 참여로 도와달라"고 했다.
간호법 투쟁으로 정국이 경색됐지만 비대면진료 제도화 논란이나 한의사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 판결 등 다른 현안 해결을 위해 협상력을 발휘하겠다고도 했다.
이 회장은 "지금 우리 현안이 매우 많고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투쟁은 투쟁이고 협상은 협상이다. 비급여 보고 문제나 검체검사 수탁 문제, 필수의료 문제 등 보건복지부의 협조가 필요한 사안들이다.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최소한의 협상은 진행하면서 회원 권익을 지키고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파기환송심 진행 중인 한의사 초음파 재판이 의료계 요청을 받아들여 의사 증인을 채택한 만큼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처음에는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확률이 1% 수준이라고 생각했지만 이제는 (그 가능성이) 15%까지는 올라왔다고 본다"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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