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투자 유치 양극화…2023년에도 이어질 것”
“빅파마 자금과 R&D 역량 활용해 상업화 지속해야”
[샌프란시스코=이한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 국면으로 전환되면서 많은 헬스케어 기업들이 2023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2023)에 참여, 글로벌 무대로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지난 2년간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가 주된 관심사였던 것과 달리 이번 컨퍼런스에 참여한 기업들은 다가오는 글로벌 경기침체를 어떻게 해쳐나갈 것인지에 초점을 맞췄다.
이에 청년의사 자매지인 영자신문 Korea Biomedical Review(KBR)는 지난 4일간의 컨퍼런스 일정을 마치며 중국투자은행(China Investment Banking) 데이비드 라우 공동대표와 인터뷰를 진행, 2023년 헬스케어 산업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라우 대표는 JP모건 아시아 헬스케어 투자은행(Asia Healthcare Investment Banking) 공동대표를 맡고 있기도 하다.
-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중국투자은행 공동대표와 JP모건 아시아 헬스케어 투자은행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여러 분야의 투자은행 업무를 주도하고 있으며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의 헬스케어 기업 고객을 담당하고 있다.
-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는 어떤 기업들이 참여했나.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처음으로 대면 방식으로 개최됐다. 이 때문에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들은 이번 행사에 참여하고 싶다는 강한 바람을 드러냈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상황이 완화됐고 최근 중국의 여행 제한이 풀리면서 많은 고객이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미국으로 올 수 있었다.
지난 41년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글로벌 선두주자와 고속 성장하는 신흥 기업, 혁신적인 기술자들, 투자자들을 서로 연결하며 세계에서 가장 거대하고 유익한 헬스케어 투자 행사로 자리매김했다. 컨퍼런스는 이들이 상호작용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했으며, 올해 행사에는 공식 초청받은 8,000여명의 기업 관계자와 4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아시아 기업들로부터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아시아 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궁금하다.
아시아 기업들은 올해 컨퍼런스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10개 기업이 메인 트랙에서, 50개 이상의 기업이 APAC 트랙에서 연자로 나섰다. 헬스케어 산업에서 가장 영향력을 있는 행사에서 점점 더 많은 아시아 기업들의 목소리가 들리고 또 인정받고 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아시아 기업들로부터 더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는 해외 임상시험, 기술이전, 해외 파트너사와의 협업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아시아 기업들에게 그들의 최신 개발 성과를 발표하고 업계 동향을 파악하고, 다른 참가자 및 투자자와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아시아 국가들의 코로나19 규제 완화 정책과 함께 아시아 자본 시장의 투자 심리 개선을 엿볼 수 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합리적이고 리스크 통제에 민감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혁신 제품이나 업계 1위 제품, 그리고 탄탄한 R&D 역량을 지닌 진정한 혁신 기업들이 투자 심리 회복의 혜택을 가장 많이 누리게 될 것이다.
- 지난 2022년 헬스케어 기업들을 향한 투자자들의 심리를 요약한다면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까.
2022년 모든 분야와 마찬가지로 헬스케어 섹터도 많은 압박 속에 놓여 있었다. 기업공개와 후속 투자활동의 둔화가 발견됐다. 지난해 헬스케어 기업들이 투자 유치나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겼었다.
특히, 투자자들이 보다 합리적이고 가치 중심적인 성향을 보이면서 헬스케어 기업들의 투자 유치 성적은 양극화됐다. 상위권 기업에 대한 인기는 여전했지만 신흥 기업들은 자금을 조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주식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초기 단계 바이오 기업보다 CMO(위탁생산), CDO(위탁개발), CDMO(위탁개발생산)와 같은 보다 성숙되고 수익성 있는 기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프라이빗 에쿼티(PE) 시장은 이런 성향이 더 뚜렷했다. 투자자들은 변동성을 피하고자 IPO를 늦출 수 있는 초기 단계 기업으로 향했다. 기업들이 투자 라운드를 유지하거나 더 낮추는 방안을 고려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 2023년 헬스케어 산업을 향한 투자 심리는 여전히 미온적일 것으로 보나.
헬스케어 산업은 앞선 주기들을 통해 시장 상황을 예측해볼 수 있는 분야다. 2022년 마지막 몇 달 동안 시장이 회복되면서 투자자들이 점차 리스크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거래에도 참여하고 있다. 때문에 2023년 헬스케어 분야 투자 심리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투자자들은 희귀한 기술을 보유한 신약 개발 기업들의 IPO(기업공개)에 참여하기보다는 후기 임상에 진입했거나 완료한 기업, 그리고 매출 경로가 명확한 기업들에게 집중할 것이다.
- 그렇다면 헬스케어 산업의 벤처기업과 스타트업은 어떤 전략을 취해야 할지 궁금하다.
헬스케어 기업들은 2022년의 미온적인 자금 조달 환경 하에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모색하고 정말로 임상적 요구가 있는 분야에 자원을 투입해야 했다. 이와 더불어 글로벌 제약사와 스타트업간 협력은 여전히 중요한 접근법이다. 다국적 제약사들이 지분 투자와 함께 제품 및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과 협력해 성공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다.
스타트업은 다국적 제약사의 자금과 연구개발 자원을 활용해 파이프라인을 개발하고, 공동으로 상용화에 나서야 한다.
- 코로나19로 인해 헬스케어 분야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디지털 전환)이라는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다. 투자 부문에도 이러한 움직임이 반영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원격 진료, 비대면 진단, 약 배송 등 디지털 전환은 코로나19 기간 동안 전례 없는 관심을 받으며 매우 중요해진 주제 중 하나다. 각국 정부는 비상 상황에서 디지털 전환이 지닌 가치를 이해하고 있으며, 이밖에도 만성질환 의약품 공급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때문에 팬데믹 이후에도 더욱 확대 도입되며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