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3년 만에 오프라인에서 만난 기업-투자자들
"낮은 투자 심리가 다국적사에 유리한 M&A 환경 열어줘"
[샌프란시스코=이한수 기자]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3년 만에 대면으로 열리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의 투자 기대감도 크지만 올해 전망은 어둡다.
9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웨스틴 호텔에서 막이 오른 2023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는 올해 제약‧바이오 분야 인수합병(M&A)이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포춘지 100대 기업부터 신생 기업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8,000여명과 제약‧바이오 기업 550곳이 참석했다. 이들 중에는 수천명의 투자자와 산업, 학계, 정부를 대표하는 리더들도 있다.
JP모건 헬스케어 분야 책임자인 마이클 가이토(Michael Gaito) 총재는 개회식에서 "2022년은 제약‧바이오 산업에 불리한 자금 조달 환경이었다"며 "특히 지난 몇 년 동안 기업공개(IPO) 활동이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가이토 총재는 지난해 말부터 자금조달 제한이 일부 완화됐지만 올해도 현금흐름이 일시적으로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가이토 총재는 “투자자들은 대차대조표, 비즈니스 모델, 대형주 전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울러 중요한 것은 산업계의 관심이 통합과 서비스 추진에 모이고 있다는 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매출 규모와 대차대조표가 올해 기업을 바라보는 매우 중요한 사항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자금 조달이 어렵고 자본비용이 높은 환경에 처해있다. 또한 지정학적인 문제를 언급하자면 우리 모두는 중앙은행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자금 조달 환경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당뇨병과 알츠하이머와 같은 질병 분야에서 놀라운 혁신을 보게 돼 기쁘다고 했다.
가이토 총재 연설 뒤 현장의 투자자들은 다가오는 글로벌 불황에 대한 불안감과 차세대 치료제에 대한 새로운 투자 및 합병 거래에 대한 기대감 등 엇갈린 감정을 내비쳤다.
이번 행사에 참가한 한 업체 관계자는 Korea Biomedical Review(KBR)와 만나 "올해 행사에는 벤처캐피탈 등 투자자들에 비해 헬스케어 기업 관계자들이 더 많이 보인다"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되면서 당장 자금이 필요한 제약바이오 기업이 늘어난 반면, 투자 받을 기회는 줄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바이오의약품 분야에 대한 낮은 투자 심리가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유리한 M&A 환경을 열어줬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투자자는 “특히, 암젠의 호라이즌 테라퓨틱스 인수합병이 좋은 예”라며 “이탈리아의 다국적 제약사 키에시(Chiesi Farmaceutici)도 엠릿 파마(Amryt Pharma) 인수 사실을 발표하며 JP모건 컨퍼런스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2023년 다국적 제약사들이 유망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소규모 바이오텍을 더 많이 인수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고 했다.
한편, 이번 행사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대처 참석하면서 컨퍼런스 행사장 앞에는 환자단체의 항의 시위가 진행되기도 했다.
이날 오전 미국의 에이즈 보건재단(AHF)은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후천성면역결핍증후군(AIDS) 치료비를 두 배로 올린 것에 대해 비판했다.
시위대는 ‘욕심을 그만 부려라’, ‘길리어드는 사람 목숨보다 돈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등의 팻말을 들고 행사장 주위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시위대는 트럭을 통원해 ‘욕심 많은 길리어드’라는 문구와 함께 돈더미 위에 길리어드 다니엘 오데이(Daniel O'Day)의 사진을 겹쳐 보여주기도 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IR 행사로, 공식 초청받은 투자자, 제약‧바이오 기업 임원, 미디어 매체만 참여할 수 있다. Korea Biomedical Review는 국내 의료전문지 중 유일하게 공식 초청을 받아 현지 취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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