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태·중남미 섹션 SD바이오센터 발표장에는 직원 등 소수만
"인수합병 등으로 글로벌 진단 시장에서 경쟁하겠다"
[샌프란시스코=이한수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3조원에 가까운 연매출을 올리며 국내외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에스디바이오센서(SD바이오센서)가 글로벌 무대에서는 별 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JW메리어트 샌프란시스코 호텔(JW Marriott San Francisco Union Square)에서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 Morgan Healthcare Conference) 둘째 날 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아시아태평양/중남미(APAC & LatAm) 섹션에는 한국 체외진단업체인 SD바이오센서가 발표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처음으로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초청된 SD바이오센서는 이번 행사를 빌려 ▲신성장 동력 ▲미국 체외진단업체 ‘메리디안 바이오사이언스(이하 메리디안)’와의 사업적 시너지 ▲M&A 전략 등 향후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도약하기 위한 비전을 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청년의사와 Korea Biomedical Review(KBR) 취재 결과, SD바이오센서의 기업 발표는 현지에서 해외 기업과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발표 시작과 함께 청중이 자리를 가득 메운 타 기업과는 달리 SD바이오센서 발표는 SD바이오센서 직원을 비롯한 소수의 참가자만 착석한 채 진행됐다.
이날 SD바이오센서는 기업 발표 세션에서 인수합병(M&A) 등 핵심 전략을 활용해 글로벌 진단 시장에서 경쟁하겠다고 밝혔다.
SD바이오센서 조혜임 전무(COO)는 "SD바이오센서는 메르디안 인수와 새로운 POC(Point-of-Care, 현장 진단) 제품 및 신속분자진단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또 다른 해외 진단의료기기 기업을 인수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 전무는 "북미 지역은 세계 체외 진단 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미국 외 기업들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품목을 등록하고 현지 유통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고 했다.
메르디안 인수를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의 걸림돌이었던 현지 유통망 확보와 FDA 품목 승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는 게 SD바이오센서의 입장이다.
조 전무는 “메르디안 인수는 SD바이오센서 제품의 글로벌 판매 확대에 큰 시너지 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신속 PCR 검사(Fast RT-PCR), 연속혈당측정기(CGMS), 형광면역분석장비 등 새로운 POC 제품 출시 계획도 공개했다. 조 전무는 "SD바이오센서의 차세대 당뇨병 토탈 관리 솔루션 일환인 일체형 연속혈당측정기는 포도당, 케톤, 산소포화도, 락타아제 등의 정보를 한 번에 제공할 것“이라며 ”토탈 관리 솔루션에는 CGMS 데이터를 통합해 인슐린을 자동으로 공급하는 인공지능 기반 인슐린 펌프도 탑재된다“고 했다.
아울러 조 전무는 회사의 차기 M&A 계획도 공개했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해 해외 진단업체 3곳을 인수한 바 있다. 조 전무는 "2023년에는 최소 10곳의 신규 국가에서 직접 제품을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며, 미국에는 자동화 생산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SD바이오센서는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계기로 글로벌 바이오텍으로 도약하겠다는 포부를 보이기도 했지만 해외 투자자의 관심을 끌지 못한 셈이다.
지난해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SD바이오센서는 지난해 7월 메르디안 인수합병(M&A) 계획을 밝히면서 약 2조원에 달하는 인수 금액으로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이는 코로나19 관련 기업들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SD바이오센서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2023년 사업 전망은 어둡다. 앞서 한국 애널리스트들은 코로나19 국면이 엔데믹으로 전환됨에 따라 진단키트와 같은 코로나19 관련 제품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이 때문에 SD바이오센서의 매출 크게 감소할 것으로 봤다.
상상인증권은 지난해 12월 기업분석보고서를 내고 SD바이오센서가 2023년도에는 전년도 보다 55.39% 감소한 1조3,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64.92%와 72.91% 감소한 4,710억원과 3,510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투자업계는 SD바이오센서가 글로벌 시장에서 비(非) 코로나19 제품으로 얼마큼의 역량을 입증하느냐에 따라 회사의 미래 가치가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