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수련병원, 6월 4일로 잠정적 결정…“정부 방침 따른 듯”
사직서 수리 시점 두고 내부 반발도 “병원들 눈치싸움 중”
교수들, 전공의 복귀에 회의적 “전공의들 안 돌아와”
전공의 ‘사직 수리 시점’을 두고 수련병원 내부 교수들 사이 반발이 일고 있다.
주요 수련병원들이 정부가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을 철회한 ‘6월 4일’ 이후로 수리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공의 결정을 존중해 ‘2월 29일’로 사직서를 수리하길 원했던 교수들이 반발하고 있다는 것.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회의를 갖고 전공의 사직서 수리 시점을 2월 29일 자로 통일하기로 했지만, 수련병원들은 6월 4일 이후로 사직 시점을 못 박은 정부의 강경한 대응으로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은 기존 전공의와 달리 병원들과 계약 전 상태인 인턴과 1년차 전공의 등 신규 전공의의 경우 2월 29일로 사직서를 수리하고, 기존 전공의들은 6월 4일 이후로 나눠 사직서를 처리하는 방향으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대의료원은 전공의 사직 처리 시점을 6월 4일로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가톨릭의대 산하 수련병원 8곳과 서울아산병원 등은 최종 결정 사안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내부 교수들 이야기를 종합해보면 주요 병원들 결정을 따라가는 분위기다.
전공의 사직 시점이 정부 방침대로 6월 4일로 결정되면서 수련병원 내부 교수들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가톨릭의대 소속 A교수는 “아직 (사직시점을) 명확히 정하진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전공의들과 교수들 반발이 심하니 눈치싸움 중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형병원들과 보조를 맞춰 진행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고려대의료원 소속 B교수는 “(전공의 사직 시점을 6월 4일로 결정한 것을 두고) 내부 반발이 있다”면서 “이건 파국”이라고 했다.
서울아산병원 C교수도 “병원장 결정이다. 그러나 누가 앞에 나서서 (6월 4일로) 하겠다고 하겠나. 다들 눈치 보는 중인 것 같다”며 “다들 6월 4일로 결정하면 그대로 따라가지 않겠나. 의사 사회에서 큰 파장이 있을 것 같다”고도 했다.
의대 교수들 “전공의 복귀? 안 한다” 회의적
더욱이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 복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대부분이다.
서울대병원 등 주요 수련병원들이 15일 낮 12시까지 병원으로 복귀하거나 사직 의사를 알려달라고 통보함에 따라 전공의 최종 복귀 여부는 16일 이후 구체적인 수치 파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부분의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회유책이 전공의들의 마음을 되돌리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전공의 복귀는 사실상 “어렵다”는 게 대부분 교수들의 의견이다.
C교수는 “전공의들은 안 돌아 온다. 아무 것도 달라진 게 없다. 차라리 군대 가겠다는 전공의들도 많다”며 “전공의들에게 물어봐도 돌이오지 않겠다는 게 이들의 답”이라고 말했다. A교수도 “전공의들은 복귀 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B교수는 이번 사태로 너무 많은 후유증이 남게 될 거라고 우려했다. B교수는 “대한의사협회는 식물 상태고 전공의와 학생은 계획도, 출구전략도 없이 막무가내다. 이제는 될 대로 되라 심정인 것 같다”이라며 “의료 시스템이 붕괴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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