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선재 회장 “‘요양’ 떼고 급성기 병원 전환 고민할 정도”
재택의료·임종기 등 요양병원 역할 강화…사단법인 전환 추진

대한요양병원협회가 요양병원 경영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의료기능’ 강화에 몰두한다.

대한요양병원협회 임선재 회장

요양병원협회 임선재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모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제는 요양병원이 변화해야 할 때”라며 요양병원 의료기능 강화를 위기 극복 해결책으로 꼽았다.

임 회장은 “요양병원은 현실과 맞지 않는 저수가로 열심히 치료할수록 경영이 어려워지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며 “요양병원에서 ‘요양’을 떼고 급성기 병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오는 2026년 3월 ‘의료·요양 등 지역 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돌봄통합지원법)’ 시행에 따라 ‘병원다운 병원’으로 탈바꿈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렵다는 위기의식이 요양병원 변화의 동력이 됐다고도 했다. 이에 요양병원협회는 의료기능을 강화하고 재택의료 참여 등 활로 찾기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요양병원협회 산하 ▲의료 ▲한방의료 ▲경영 등 3개 분과위원회와 ▲적정성평가 ▲간병급여 ▲요양병원개혁 등 3개 특별위원회를 꾸리고 본격적인 요양병원 체질개선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임 회장은 “돌봄통합지원법은 요양병원이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해 달라는 요구를 담고 있어 의료적 기능 강화가 불가피하다. 그렇지 않으면 요양병원 입원환자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가 살 길은 (고령 환자들을) 열심히 치료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임 회장은 “돌봄통합지원법이 시행되면 통합판정조사가 도입된다. 의료와 돌봄 영역 가운데 요양병원의 위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지금 토론하며 (역할을) 만들어 정부가 만들어 놓은 수가에 순응하지 않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정부도, 국회도, 국민건강보험공단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요양병원이 바뀌어주길 기대하고 있다”며 “우리가 먼저 변하고 그들에게 요구해야 한다”고도 했다.

재택의료와 임종기 케어에 적극 참여하겠다고도 했다.

임 회장은 “환자의 90% 이상이 자신이 살던 집에서 임종하길 원하고 정부도 이에 맞춰 재택의료를 강화할 계획이지만 중증·말기 환자는 가정에서 케어가 쉽지 않다”며 “요양병원이 재택의료에 참여하도록 살 길을 모색해 나가겠다. 또 요양병원 내 임종기 병동을 만들면 임종할 때까지 케어할 수 있어 고독사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요양병원협회는 노인의료 정책에서의 역량을 확대하기 위해 법정단체인 사단법인으로 전환을 추진한다.

임 회장은 “요양병원이 가장 많았을 때 1,700곳이었는데 지금은 1,300곳이 전부”라며 “요양병원에 가입한 회원도 50%가 채 되지 않는다. 요양병원을 사단법인으로 만들어 회원 수를 늘리고 자정 작용을 통해 위상 강화에 나서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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