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세의대 등 복귀 데드라인 제시…미복귀시 ‘제적’
울산의대, 전체 의대생 대상 복귀 여부 비밀투표 실시
원광의대 “교수들, 지켜볼 수밖에 없어…결정은 학생이”

정부가 3월 말을 의대생 복귀 데드라인으로 공표하면서 의대들도 학생 복귀 방안 모색에 분주하다(ⓒ청년의사).
정부가 3월 말을 의대생 복귀 데드라인으로 공표하면서 의대들도 학생 복귀 방안 모색에 분주하다(ⓒ청년의사).

정부가 3월 말을 의대생 복귀 데드라인으로 공표한 가운데 40개 의대들도 학생 복귀 방안 모색에 분주한 모양새다. 의대들은 학생들에게 데드라인을 제시하는 동시에 이달 중 복귀를 권고하는 서신을 보내는 등 설득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부산의대는 학생들에게 이달 27일까지 복귀 데드라인을 제시했다. 학생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겠지만 오는 27일까지 미등록 휴학 신청자의 경우 제적시키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의대는 동시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24학번과 25학번 분리수업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부산의대 A교수는 11일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부산의대 학장이 학생들이 복귀할 수 있도록 학사 일정 등 정상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공지를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보냈다”며 “학생들이 아무도 안 들어오고 있어 걱정이 이만저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24학번과 신입생인 25학번 간 갈등도 문제다. 300여명 되는 두 학번이 같이 수업을 들어야 하는데 수업은 물론 인턴, 전공의 수련까지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최대한 학생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했다.

연세의대도 부산의대처럼 데드라인을 공지했다. 연세의대는 최근 교수들에게 보낸 서신을 통해 오는 24일까지 미등록한 휴학신청자는 제적, 등록 후 휴학신청자를 유급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세의대는 24일 이후 추가 복귀 일정은 없다고 못 박았다.

의대생들에게 구체적인 복귀 일정을 공지했으나 ‘제적’ 등 학칙에 따른 제제 조치를 언급하지 않은 곳들도 있다. 울산의대는 학생들에게 이달 30일까지 복귀할 것을 공지했다. 그러나 미복귀에 따른 제적 등은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

울산의대 학장단은 이달 중 복귀에 대한 학생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전체 의대생 대상 비밀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울산의대 B교수는 “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인 3,058명으로 조정하겠다고 하면서 전제 조건으로 의대생 복귀를 붙였다. 그러면서 학생들이 정부를 더 불신하게 만들었다”며 “그러다보니 학생들도 여전히 요지부동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며 “그만 (학교로) 복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여전히 강경파도 다수다. 그러나 같이 움직여야 한다는 대원칙이 있기 때문에 일부만 복귀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울산의대는 학생들과 교수들 간 사이가 좋은 편이다. 학생들의 의견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문을 열어 놓고 학생들의 의견을 최대한 들어볼 예정"이라며 "전체 의대생 대상 비밀투표도 그 일환"이라고도 했다.

가톨릭의대 학장단도 의대생들에게 서신을 보내고 오는 31일 개강한다고 공지했다. 이에 24일까지 지도교수와 면담을 통해 휴학 여부를 결정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가톨릭의대 C교수는 “학칙에 따른 권고이기 때문에 학장들도 학생들에게 안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대한 학생 복귀를 위해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학생들도 학교도 서로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최대한 학생 복귀에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원광의대는 제적 등의 조치로 학생들을 자극하지 않고 당분간은 지켜보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정부의 ‘조건부 의대 증원 원점’에 반발하는 학생들을 자극해 복귀 의지를 꺾을 이유가 없다는 지적이다.

원광의대 D교수는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원점 재검토하겠다는 정부 발표는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요구해 온 최소조건을 만족시킨다고 생각한다. 올해는 학생들의 복귀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가능성을 ‘제로’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제적 등의 협박성 발언은 이미 수차례 경험을 했듯 상황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학생들과 전공의들에게 교수들이 복귀를 두고 이래라저래라 할 수 없다. 지금 상황에서 교수들은 지켜보는 게 최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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