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간호사회 등 "체육관 선거 하나"
5선 도전 신경림 전 회장 비판 이어져
간협 "자격 없는 단체의 편향적 주장" 일축

행동하는 간호사회 등은 3일 대한간호협회장 직선제 도입을 요구했다(사진 제공: 행동하는 간호사회).
행동하는 간호사회 등은 3일 대한간호협회장 직선제 도입을 요구했다(사진 제공: 행동하는 간호사회).

40대 대한간호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직선제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5선에 도전하는 신경림 전 회장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간협은 일부 단체가 협회를 악의적으로 비난한다는 입장이다.

3일 건강권 실현을 위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간협 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회원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보장하라"며 직선제를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대한간호정우회,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전국 간호사 모임, 젊은 간호사회가 함께했다.

이들은 "간협은 의료인 직능 단체 중 유일하게 간선제다. 회장을 선출하는 대의원조차 회원이 직접 뽑지 못한다"면서 회원 선거권이 "원천 봉쇄됐다"고 했다. 회장 후보 조건까지 강화해 "일반 간호사는 사실상 출마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선거 과정과 회비 사용 내용도 불투명하다고 했다. 간협이 관련 연구 용역 결과도 공개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잘못된 행태와 폐쇄적이고 비민주적인 선거제는 반드시 바뀌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서명 운동과 1인 시위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현장에서는 신 전 회장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행동하는 간호사회 최정화 비상대책위원장은 "회장과 부회장을 주거니 받거니 하며 간협 카르텔을 유지하다가 이제 '독재간협'을 명확히 했다"며 "민주주의의 퇴행"이라고 했다.

최 비대위원장은 "오는 26일 대의원이 간협 회장을 선출한다고 한다. 그러나 회원에게 대의원을 선출할 권한이 없다"며 "이렇게 선출된 회장이 65만 간호사의 대표로서 회원을 위해 복무하겠느냐"고 일갈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전진한 정책실장은 "회원이 대의원조차 뽑지 못하는 간선제가 무슨 선거냐"면서 간협 선거는 유신 정권의 '체육관선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전 실장은 "간협 카르텔은 200억원의 회비를 비공개로 주무르고 (신 전 회장) 개인의 정치적 명망에 협회장직을 활용했다"면서 "간협은 17년 만의 경쟁선거라고 한다. 그러나 간호사가 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도 없고 진행 과정조차 알 수 없는데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고 했다.

간협은 이같은 움직임을 협회를 향한 "도를 넘는 적대적 행태"로 간주하고 1인 시위 등을 철회하라고 경고했다.

이날 간협은 선거를 "정관과 관련 규정에 따라 운영한다"며 직선제 도입 요구를 일축했다. 선거제를 개선해야 한다면 "간호사 회원"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의 경우 "권리나 자격이 있는지 확인조차 불가능한 단체"라고 격하했다.

간협은 "협회의 선거제는 성실히 회비를 납부하고 정관을 준수하는 간호사 회원만이 참여할 수 있는 권리"라면서 "행동하는 간호사회는 이런 조건을 충족하느냐"고 했다. 자격이 있다면 "소속 지부를 통해 공식적으로 의견을 제출하라"고 했다.

간협은 "자유로운 비판은 누구에게나 보장되지만 행동하는 간호사회의 태도는 편향적이고 적대적이다. 이런 행태는 건설적인 논의를 저해하고 간협과의 정상적인 공론장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직선제 관련 안건은 이미 2015년 간협 대표자회의에서 논의했다"면서 "(직선제 의견이 공식 제출되면) 정관과 규정에 따라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했다.

한편, 간협은 오는 26일 제94회 정기대의원총회를 열고 회장을 선출한다. 신 전 회장과 탁영란 현 회장이 출마했다. 신 전 회장은 제32·33·37·38대 회장을 지냈다(관련 기사: 제40대 간협 회장 선거 개막…신경림-탁영란 전·현직 회장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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