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FDA 승인 중간엽 줄기세포치료제 등장…규제 돌파 기대감”

14일(현지시간) 제43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 2025) 현장에서 만난 이엔셀 전략기획실 오충섭 이사.

[샌프란시스코=김찬혁 기자] 이엔셀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CAR-T 세포치료제 생산 경험을 기반으로 세포‧유전자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자체 개발한 중간엽 줄기세포(MSC) 치료제 ‘EN001’의 기술이전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제43회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JPM 2025) 현장에서 만난 이엔셀 전략기획실 오충섭 이사는 “CGT CDMO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과 자체 파이프라인인 ‘EN001’ 기술이전 논의, 이 두 가지가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의 참석 이유”라고 밝혔다.

셀트리온에서 10여 년간 신약 개발과 기술평가를 담당하며 차세대 신약 포트폴리오 구축에 기여한 오 이사는 지난 2023년 이엔셀에 합류해 파이프라인 가치 극대화와 신규 사업 발굴을 이끌고 있다.

이날 오 이사는 “각 지역별 규제기관마다 요구사항이 다르기 때문에 CDMO 기업들 간 기술교류가 중요하다”며 “서로 다른 지역에서 임상을 진행할 때 협력할 수 있고, 기술적 노하우도 공유할 수 있다”고 CGT CDMO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이어 “이번 행사를 통해 일본, 미국 등 해외 CDMO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엔셀은 최근 사토리우스코리아와 AAV 생산 공정개발 협력을 진행하는 등 CDMO 경쟁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노바티스,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들의 CAR-T 세포치료제 반제품 생산 수주가 이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한 번 협력한 고객사가 다시 찾는 것은 신뢰가 쌓였다는 의미”라며 “이런 경험이 쌓일수록 자사 노하우도 함께 축적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력 경험이 새로운 파트너십 구축에도 도움이 된다. 고객사들이 이엔셀의 트랙레코드를 보고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타 제약사 실무자 입장에서도 가령 ‘킴리아’ 반제품을 문제없이 생산하고 있다는 레퍼런스가 있으면 의사결정이 수월해진다”고 강조했다.

오 이사는 최근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업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오 이사는 “코로나19 시기 백신 생산 등으로 CGT CDMO가 호황을 누렸다가 이후 다소 위축된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CGT는 단순한 트렌드가 아니라 업계가 반드시 가야하는 방향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보면 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올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세션에서 인상 깊었던 순간도 공유했다. 그는 “한 대형 벤처펀드 창업자가 ‘CGT 분야는 지금 창문 밖을 내다보고 있는데, 그 창문이 지하에 있는 것 같다’고 표현했다”며 “현재 업황이 바닥 수준이지만 앞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의미로, 청중들의 공감을 얻었다”고 전했다.

오 이사는 “이엔셀도 단기 업황과 관계없이 공정 개발과 기술 확보에 집중하며 내실을 다지는 한 해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올해 본격 시행되는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안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첨생법)에 대해서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 이사는 “첨생법 시행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린 만큼 이를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라며 “CDMO 기업들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의료진이나 개발사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을 만한 방안을 찾고 있으며 이번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도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EN001, CMT 첫 치료제 도전…FDA 승인 사례는 ‘청신호’”

중간엽 줄기세포치료제 EN001 기술이전 논의와 관련해서는 “CMT(샤르코마리투스병) 적응증에서 가장 많은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고, 미팅에서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설명하고 있다”며 “DMD(듀센형 근이영양증), 근감소증 등 다른 적응증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파트너사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오 이사는 “일본 기업들이 줄기세포 치료제에 관심이 많고, 미국·유럽 기업들은 희귀질환 분야 경험이 있는 곳들이 관심을 보인다”고 귀띔했다. 이엔셀은 오는 6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리는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바이오USA)와 10월 미국재생의료연합(ARM)이 개최하는 파트너링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오 이사는 작년 12월 2024 대한의학유전자학회(KSMGG) 및 동아시아 인간유전자학회(EAUHGS) 공동 국제 학술대회에서 샤르코마리투스병 1A형 환자(CMT1A)와 듀센형 근이영양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EN001 1a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오 이사는 “CMT는 현재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만약 승인을 받게 되면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신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데이터는 오는 5월 홍콩 줄기세포학회에서도 업데이트된 추적 관찰 결과와 함께 다시 발표될 예정이다.

오 이사는 EN001이 세포 선별부터 배양까지 전 과정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설명했다. 그는 “탯줄에서 세포를 분리할 때 산모의 이력과 탯줄 자체를 분석해 단백질 마커와 mRNA를 확인하는 스크리닝 과정을 거친다”며 “배양 과정에서는 탯줄의 미세환경을 모사해 세포가 더 빠르게 증식할 수 있게 한다”고 설명했다.

오 이사는 “그 결과 더 젊고 활성도 높은 세포를 확보할 수 있다”며 “기존 줄기세포치료제 대비 동물실험에서도 더 우수한 효능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오 이사는 최근 호주 소재의 바이오텍 메조블라스트(Mesoblast)의 동종유래 중간엽 줄기세포치료제 ‘라이온실(Ryoncil)’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것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오 이사는 “FDA가 처음으로 중간엽 줄기세포 기반 치료제를 승인한 사례”라며 “FDA가 세포치료제의 CMC(화학, 제조, 품질관리) 관련 심사에서 까다로운 편인데, 이번 승인으로 규제 허들을 넘을 수 있는 패스웨이(경로)가 확립됐다. 메이저 시장으로 가는 길이 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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