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관리 및 투약 편의 높이고, 부작용은 현저히 줄여
소규모 클리닉 중심의 미국 시장 점유 확대에 '청신호'

최근 존슨앤존슨(J&J)의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가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의 투약법 개선에 성공하며, 폐암 치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특히 이번 리브리반트의 변신은 주사제에 대한 인센티브가 적용되고, 지역 클리닉 중심으로 암 환자 유지 치료가 이뤄지는 미국 의료 환경에서 더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일관된 평가다.

최근 개최된 세계 최대 규모의 암학회인 미국임상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ASCO 2024)에서는 리브리반트의 제형 개선 프로젝트인 'PALOMA 임상 프로그램' 결과들이 공개됐다.

현재 정맥주사로 투여되는 리브리반트는 투약에만 약 4시간이 소요되며, 투여 환자의 약 60~70%에서 주입 관련 반응(IRR)을 보고하고 있어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병원과 환자 모두에 부담이 큰 상황이다.

하지만 이 같은 단점에도 불구하고 리브리반트는 단독요법 또는 다른 약물과의 병용요법으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치료 분야에서 놀랍도록 빠르게 그 역할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리브리반트는 지금까지 별다른 신약 옵션이 없었던 EGFR 엑손20 삽입 변이(exon 20 insertion) 환자의 1차 및 2차 이상 치료에 백금 기반 화학요법과의 병용 및 단독요법으로 권고되고 있으며, EGFR 변이 중 가장 흔한 엑손19 결손(exon 19 deletions) 및 엑손21 L858R 변이(exon 21 L858R mutation) 환자에서는 화학요법과의 병용으로 '타그리소(성분명 오시머티닙)' 치료 이후 질병이 진행된 환자에서 권고되고 있다(NCCN 가이드라인).

이 밖에도 리브리반트는 국산 신약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과의 병용요법으로 EGFR 엑손19 결손 및 엑손21 L858R 변이 환자의 1차 치료로서 현재 미국과 유럽 허가기관의 심사를 받고 있어 추후 그 쓰임새는 더욱 확대될 예정.

때문에 J&J는 리브리반트의 투여법을 정맥주사에서 피하주사로 바꾸고, 투여 간격을 넓혀 기존의 단점을 극복하고자 PALOMA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ASCO 2024에서 발표된 데이터는 '이전에 타그리소와 화학요법에도 질병이 진행한 불응성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렉라자와의 병용요법으로 리브리반트의 정맥주사제와 피하주사제를 비교 평가'한 3상 임상 PALOMA-3 연구와 '치료 이력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1차 치료에서 렉라자 혹은 화학요법과의 병용으로 리브리반트의 정맥주사제와 피하주사제를 비교 평가'한 2상 임상 PALOMA-2 연구의 코호트 분석 결과다.

해당 결과들을 통해 리브리반트 피하주사제는 정맥주사제와의 약동학적 비열등성을 입증했으며, 이전 연구에서 정맥주사제가 보여준 반응성(ORR), 무진행생존기간(PFS), 전체생존기간(OS) 데이터와 유사한 결과를 보여줬다.

반면, 리브리반트 피하주사제는 안전성과 투약 편의 면에서 정맥주사제 대비 현저한 개선을 불러왔다.

리브리반트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주입 관련 반응(IRR) 발생률을 5분의 1 수준으로 낮췄으며, 예방적 항혈전요법 사용 여부와 상관 없이 정맥혈전색전증(VTE) 발생 빈도를 줄인 것이다.

무엇보다 리브리반트 피하주사제는 기존 4~5시간이 소요되던 투약 시간은 단 5분으로 단축시키며, 환자들의 투약편의성 평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현장에 있던 암 전문가들은 리브리반트 피하주사제가 특히 미국 시장에서 그 쓰임새를 확대하는 데 큰 잠재력을 가진다고 입을 모았다.

초기 암 치료 이후 지역 클리닉에서 유지 관리가 이뤄지는 미국 의료 현장의 특성상 현재 리브리반트 정맥주사 치료는 의료 인력이나 공간에 제약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는데, 피하주사제가 투약 시간을 단축시키고 부작용을 감소시킴으로써 모니터링을 진행해야 하는 클리닉의 부담을 크게 낮출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경우에는 경구제보다 주사제를 처방할 때 인센티브가 적용되는 구조인데, 이때 정맥주사와 피하주사 간 인센티브에 차이가 없어 리브리반트 피하주사제 사용이 시작되면 현장에서 곧바로 교체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J&J는 리브리반트 피하주사제에 대한 허가 신청서를 이미 유럽 규제당국에 제출했으며, 미국과 다른 국가들에서도 리브리반트 피하주사제의 승인을 받기 위한 규제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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