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 PD-L1·LAG-3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ABL501’ 개발 중단
“한국투자파트너스 매도 관련 루머, 근거 없는 억측” 반박
에이비엘바이오가 이중항체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ABL501’의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2021년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1상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지 3년 만의 일이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 8월 30일 공시를 통해 ABL501 1상 결과를 공개한 데 이어 홈페이지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ABL501은 PD-L1과 LAG-3를 표적하는 이중항체로, 에이비엘바이오의 면역조절제 기반 이중항체 플랫폼 ‘그랩바디-I(Grabody-I)’가 적용됐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존 PD-(L)1 면역치료제의 한계인 낮은 반응률과 내성을 극복하기 위해 ABL501의 개발을 이어왔다.
ABL501은 보건복지부의 첨단의료 기술개발사업 과제로 선정돼 비임상 연구비를 지원받았으며, 1상 임상시험 역시 국가신약개발사업 신약 임상개발 과제로 선정돼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은 바 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번 결정이 최근 공시를 통해 밝힌 1상 결과와 현재 연구개발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ABL501 1상은 국내에서 진행성, 국소 진행성(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고형암을 동반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삼성서울병원을 포함한 4개 기관에서 진행됐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수행됐으며, 총 24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임상시험은 단일군, 공개 라벨, 다기관, 다회 투여 방식으로 설계됐으며, 최대내성용량(MTD) 또는 최대투여용량(MAD)을 결정하고, 약물의 안전성 및 내약성을 평가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다.
임상 결과, 용량제한독성(DLT)은 총 21명 중 최대 용량인 ‘Cohort 6’에서 1명의 시험대상자에게서 발생했으며, 최대투여용량(MAD)도 Cohort 6에서 확인됐다.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최대 용량(MTD)에는 도달하지 않았다. 안전성 평가 결과, 약물 관련 이상사례는 75%(18/24명)에서 발생했으며, 이 중 grade 3 이상의 중대한 이상사례는 1명(4.17%)에서 확인됐다.
‘좋은 약물이지만 개발 포기한다’는 에이비엘바이오, 근거는?
에이비엘바이오는 입장문을 통해, 현재 자원을 4-1BB 기반 이중항체 면역항암제(Grabody-T), IGF1R 기반 BBB 셔틀 플랫폼(Grabody-B), 이중항체 ADC(항체약물접합체) 등 상업성이 더 큰 파이프라인에 집중하기 위해 ABL501의 후속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더 나아가 1상을 통해 ABL501의 우수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다만, 서로 다른 기전을 가진 약제의 임상 데이터를 예로 들면서 논란의 여지를 남겼다.
에이비엘바이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흑색종 치료제로 승인받은 항 PD-1 면역항암제 ‘옵디보(성분명 니볼루맙)’와 항 LAG-3 면역항암제 ‘렐라틀리맙(relatlimab)’ 병용요법의 1/2상 데이터를 예로 들며, 옵디보 병용요법의 Grade 3~4 이상사례가 12.8%였으나, ABL501에서는 4.17%에 그쳤다며, “중증도 이상의 부작용 측면에서도 더욱 우수한 안전성을 확인했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옵디보+렐라툴리맙 병용요법과 ABL501은 서로 다른 기전을 가진 약물인 데다 두 임상시험의 디자인과 환자 집단의 차이 등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단순 수치 비교가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특히,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상업화된 약제와의 비교는 무리한 해석으로 비춰질 수 있다.
또한 에이비엘바이오는 ABL501 1상 유효성 데이터를 공시가 아닌 입장문을 통해 공개했는데, 이에 대해 한국거래소 제약/바이오 공시 가이드라인에 따라 임상 공시에는 1차 지표에 대한 결과값만 포함하도록 규정돼 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ABL501 1상 결과 공개 후 ‘시간 외 하한가’
ABL501 1상 결과 공개에 주식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지난 8월 30일 코스닥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임상 결과 공시 직후, 에이비엘바이오의 주가는 종가 3만4,600원 대비 9.97% 하락한 3만1,150원에 거래되며 시간 외 하한가를 기록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임상 결과 외에도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최근 약 232만 주(지분율 4.32%)를 장내에서 매도한 점에 대해 오랜 시간 부담이 되었던 오버행 이슈가 해소됐다고 해명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한국투자파트너스의 매도가 펀드 만기와 관련된 결정이었으며, 장외 매도 대신 장내에서 물량을 소화함으로써 기업 가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에이비엘바이오는 ABL501의 임상 결과가 실패로 간주돼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이를 미리 알고 매도했다는 루머에 대해, ABL501 임상 결과를 악재로 해석하는 것은 지나친 억측이며,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임상 결과를 사전에 파악하고 매도했다는 주장은 근거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입장문을 통해 “회사의 주가가 상승하고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에 수반되는 루머와 오해들 역시 더욱 많아지겠지만, 자사는 앞으로도 시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불필요한 오해와 루머는 즉각적으로 해소하고, 회사의 방향과 비전에 대해 명확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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