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닛 스코프’ 통한 면역관문억제제 반응 효과 예측
'백토서팁+키트루다 병용' 치료혜택 및 안전성 확인

유럽암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 포스터 발표장 모습. 
유럽암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 포스터 발표장 모습.

[마드리드=김찬혁 기자] 세계 3대 암 학회인 유럽암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에서 루닛, 메드팩토, 티움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포스터 발표를 통해 연구 성과를 공개해 이목이 집중된다.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유럽암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3)가 3일차를 맞이한 22일(현지시간) 학회장 한편에서는 포스터 발표를 듣기 위해 많은 인파가 모였다.

연구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서 있는 발표자 외에도 많은 참관객들이 각 연구 성과를 둘러보며 학회장은 활기를 띠었다.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연세암병원 완화의료센터 홍문기 진료교수(종양내과)가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청년의사).
22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 컨벤션센터에서 연세암병원 완화의료센터 홍문기 진료교수(종양내과)가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청년의사).

이날 포스터 발표장 한편에는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 개발 기업인 루닛의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 IO(Lunit SCOPE IO)’를 활용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면역관문억제제(ICI) 치료를 받은 재발성, 전이성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HNSCC) 환자의 종양침투림프구(TIL)를 분석, 면역항암제의 반응 효과를 예측하고자 한 연구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연구진은 ICI 치료를 받은 재발성, 전이성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 환자로부터 치료 전 종양 샘플의 H&E 염색 전체 슬라이드 이미지(WSI)와 임상 데이터를 수집했으며, 종양 내 TIL(iTIL), 기질 TIL(sTIL), 종양 미세환경 내 TIL(tTIL)의 밀도를 평가했다.

포스터 발표를 맡은 연세암병원 완화의료센터 홍문기 교수(종양내과)는 “AI를 활용해 병리 슬라이드를 분석한 연구는 비소세포폐암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둬 JCO(Journal of Clinical Oncology)에 등재된 바 있다. 이번 연구는 적용 분야를 두경부 쪽으로 옮겨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 RECIST v1.1에 따른 ICI의 객관적 반응률은 낮은 tTIL에 비해 높은 tTIL에서 더 높았으며(21.6% 대 5.7%; p=0.0220), 무진행 생존기간 중앙값(PFS)은 저-tTIL보다 고-tTIL에서 유리했다(3.2개월 대 1.6개월; HR 0.59, 95% CI 0.39-0.90, p=0.0151).

특히 PFS는 iTIL 밀도(HR 0.64, 95% CI 0.42-0.97, p=0.0367)에 따라 더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며, 이는 sTIL 밀도(HR 0.70, 0.46-1.07, p=0.0999)와 비교했을 때 더욱 두드러졌다. 단 전체 생존율은 TIL 밀도에 따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연구진은 종양 미세환경, 특히 종양 내 TIL 밀도에 대한 AI 기반 평가는 재발성, 진행성 두경부 편평상피세포암에서 ICI에 대한 유리한 치료 결과와 관련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다만 홍 교수는 “TIL이 높은 환자들이 ICI에 좀 더 효과가 좋은 것처럼 나오긴 했지만 아직은 연구가 좀 더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 다기관 연구가 준비 중이다. 대조군으로 도세탁셀을 쓴 그룹이랑 비교를 하는 것도 연구에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AI를 활용한 디지털 병리 활용 가능성에 대해 “현재 병리과 선생님들의 업무 로딩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되면 좋겠다. AI가 도움이 될지 오히려 더 많은 일손을 필요로 하게 될지는 지켜봐야 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총 9건의 연구 결과도 공개됐다.

유럽암학회 참가자들이 메드팩토 포스터 발표를 읽고 있다(©청년의사).
유럽암학회 참가자들이 메드팩토 포스터 발표를 읽고 있다(©청년의사).

또 다른 한편에서는 국내 바이오 기업인 메드팩토의 포스터 발표가 진행됐다.

이번 포스터 발표는 이전에 치료를 받은 적 있는 현미부수체 안정형 전이성 대장암(MSS mCRC) 환자를 대상으로 백토서팁과 키트루다(성분며여 펨브롤리주맙)을 병용 투여한 1b/2a상 임상시험의 안전성 및 유효성 데이터 업데이트다.

포스터에 따르면, 총 105명의 환자(200mg BID 36명, 200mg QD 30명, 200mg TID 7명, 300mg BID 32명)가 등록됐으며, 객관적 반응률(ORR)은 13.3%[95% CI, 7.5- 21.4]이며 반응 지속 기간(DoR) 중앙값은 6.0개월(95% CI, 2.9- 도달하지 않음[NR])이다.

PFS와 전체 생존기간(OS) 중앙값은 각각 1.3개월(95% CI, 1.2-1.4), 15.8개월(95% CI, 7.9-NR)이다. 6개월 시점의 전체 PFS 비율은 17.1%(95% CI, 10.5-25.7), 12개월 시점의 전체 생존율은 61.0%(95% CI, 51.0-70.3)다.

발진, 두통, 식욕 감소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 치료 관련 이상반응(TEAE)이었지만 모두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어떤 코호트에서도 치명적인 심각한 TEAE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에 서울아산병원 종양내과 김태원 교수 등 임상을 주도한 연구진은 백토서팁과 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은 MSS mCRC 환자에서 항종양 활성, 전체 생존기간 연장, 관리 가능한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여줬다고 결론지었다. 해당 2상은 현재 진행 중이다.

22일(현지시간) ESMO 2023 포스터 발표장에서 티움바이오 김훈택 대표가 발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청년의사).
22일(현지시간) ESMO 2023 포스터 발표장에서 티움바이오 김훈택 대표가 발표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청년의사).

한편, 이날 포스터 발표장에서 만난 티움바이오 김훈택 대표는 “자사 TU2218의 경쟁 약물이라고 할 수 있는 VEGF 저해제 관련 발표들을 살펴봤고, 유망한 결과를 내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티움바이오는 오는 23일(현지시간) 포스터 발표를 통해 TGF-ß와 VEGF를 동시에 저해하는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TU2218’ 1a상 데이터를 최초 공개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청년의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