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낭비 줄인다” vs 이준석 “현실적 대책 無”
김문수, ‘헬기 전원’ 이재명 저격 “행동이 지역 무시”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2차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자들은 의료 정책 공약을 두고 격돌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청년의사).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2차 토론회에서 대선 후보자들은 의료 정책 공약을 두고 격돌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청년의사).

대선을 열흘 앞두고 열린 대통령 후보자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건강보험 재정 효율화 방안을 두고 설전을 펼쳤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피습 사건으로 부산대병원으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전원한 이재명 후보를 저격했다.

지난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제21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초청 2차 토론회에서 질의권을 얻은 이준석 후보는 간병비 보장성을 높여야 한다는 이재명 후보의 정책 공약에 대해 “지금 건강보험 재정은 연간 약 97조원이고 2033년이 되면 30조원 가까운 적자가 예상된다”며 “여기에 15조원이나 되는 간병비 혜택을 추가한다면 재원 마련을 어떻게 하겠다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재명 후보는 “무제한적으로 이뤄지는 의료쇼핑과, 경증이지만 병원을 많이 이용하는 부분들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며 “불필요한 지출을 통제하면 상당 부분 재정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준석 후보의 비판은 계속됐다. 그는 “의료쇼핑으로 줄일 수 있는 (건강보험 재원은) 2조~3조원 수준”이라며 “(의료쇼핑은) 이미 제도가 개정돼 본인부담률이 90%까지 올라간 상황이다. 이런 것 말고 현실적인 재정 대책은 없는가”라고 꼬집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간병비 혜택) 15조원은 이(준석) 후보 주장일 뿐 저는 그 중 일부를 절감하고 필요한 범위 내, 가능한 범위 내에서 하겠다고 한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재명 후보 질의 순서가 되자 공세가 전환됐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후보를 향해 “의료비를 어떻게 절감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이준석 후보는 “의료 혜택 중 과학적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것들을 줄여야 한다”며 “메르스나 코로나19를 겪으며 진료비가 과다하게 늘어난 부분도 감축해야 한다. 예를 들어 문재인 케어를 통해 대한민국은 MRI를 가장 많이 촬영하는 나라가 됐다. 간병비가 더 중요하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삭감하는 것을 이야기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해야 하는데 이재명 후보는 삭감 등에 대해 말하는 것을 주저하고 ‘뭘 더 주겠다’고만 하는 게 바로 차베스 같은 것”이라고 했다. 우고 차베스는 베네수엘라의 독재자다.

김 후보는 건강보험 재정 절감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의료 전문가와 논의를 통한 현장 중심의 대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그는 “의료쇼핑을 하는 외국인 중 중국 동포 등에 과도하게, 느슨하게 허용된 부분도 있다”며 “이런 부분들을 하나하나 점검해 낭비적인 부분을 줄여 나가겠다. 현장 의료진과 의료 관계자들과 회의를 통해 어느 부분에서 낭비가 되는지 듣겠다”고 했다.

김문수 후보, ‘헬기 전원’ 이재명 저격 “행동이 지역 무시”

이재명 후보 “박탈감·소외감 느꼈을 의료진에 죄송하게 생각”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부산 피습’ 사건 당시 부산대병원에서 서울대병원으로 헬기 전원한 사건을 꼬집어 공공의료 강화와 지역균형 발전 공약을 논할 자격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전국 1등 외상센터인데 서울대병원으로 왜 옮겼느냐”며 “본인의 최대 치적이라고 자랑하는 성남시의료원도 가지 않은 것은 이상하다”며 해명을 요구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월 2일 부산 강서구 가덕도신공항 건설부지 시찰 후 이동하던 중 김 모 씨가 휘두른 흉기에 목 부위 자상을 입었다. 이 후보는 즉시 부산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됐다. 하지만 이곳에서 수술받지 않고 응급 처치 후 119헬기를 이용해 서울대병원으로 갔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성남시의료원에 혈관 수술하는 인력이 없었을 것 같다. 검토는 못 해봤다”며 “서울대병원으로 가게 된 것은 장기간 입원해야 하므로 가족들이 서울 근처로 (전원) 했으면 했고 의료진도 서울로 후송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당시 다치고 아플 때라 잘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후보가 “성남시의료원 역량이 부족한 것이냐”고 질의하자 이 후보는 “성남시의료원은 일반 병원들이 하지 않는 공공의료에 중점을 둔 병원이라 당시 혈관수술을 할 역량이 있는지 판단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헬기 이송으로) 박탈감과 소외감을 느꼈을 부산 시민들과 의료진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김 후보는 다시 “후송을 하더라도 헬기를 타고 와야 되는가. 중증이고 위급한 상황이었다면 부산에 그대로 있는 게 맞지 않겠나. 부산대병원이 전국 1등인데도 싫다며 가족을 찾아 가는데 지방에서 다친 사람들이 전부 헬기 타고 본인 가족이 있는 서울로 가도 된다는 것이냐. 지역균형을 백번 이야기 해봐야 본인 행동이 지역을 무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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