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정부 정책 실패에 사과했다. 당선되면 일방적인 정책 추진으로 의료계와 갈등을 빚는 일은 없게 하겠다고 했다.

22일 오후 용산 의협 회관을 찾은 김 후보는 모두 발언에서 "(의료계) 청년들이 (의료 현장에서 공부하고 일) 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의정 갈등 장기화로) 소중한 인재들이 공부하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게 된 것에 정부 정책의 한 책임자로서 무조건 사과한다"고 했다. 김 후보는 윤석열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냈다.

김 후보는 "지금 의료계는 구성원 전원이 뭉쳐 (의료 정책이 잘못됐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 스스로 잘못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의료 정책을 의사 의견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 (정부 정책을 하겠다면서) 많은 국민이 피해를 보는 것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했다.

대통령이 되면 "이렇게 정부와 의료계가 충돌하는 일은 절대 없도록 하겠다. 이런 충돌로 국민이 피해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한다"고 했다. "평소 아내 다음으로 의사를 존경해 왔다"면서 "의사가 긍지를 갖고 봉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의협은 김 후보 시각과 대선 공약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 후보는 '의료개혁'을 원점 재검토하고 6개월 내 의료 시스템을 복구하겠다고 했다. 대통령 직속 미래의료위원회를 신설해 의료 현장 목소리를 듣고 의료 정책 결정 과정에 의대생 참여를 보장하겠다고도 했다. 본인 SNS를 통해 "필요하면 의료계와 국민 신뢰 회복을 위해 정부 조직을 개편하고 책임자 문책도 하겠다"도 언급한 바 있다.

의협 김택우 회장은 "전문가를 배제하고 무리하게 추진한 정책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김 후보가 절감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의료 회복과 (정책) 원점 재논의를 공약으로 제시했다고 믿는다"면서 "붕괴된 의료 시스템을 재건하겠다는 표현에서 (김 후보가) 이 사태 문제점을 누구보다도 직시하고 있으며 (의료 시스템) 재정비 필요성도 다른 대선 후보들보다 엄중히 느끼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가 당선하면 "새로운 정부와 의협을 중심으로 하는 의료계가 각자 책임을 다하면서도 함께 실효성 있는 (사태)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 정책 결정 과정에 의료 현장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투명하고 합리적인 구조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꼭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달라. 차기 정부는 더 성숙하고 포용적인 보건의료 정책을 추진해 무너진 의료를 회복시키고 새로운 미래를 열길 바라 마지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