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와 시작한 의정 갈등을 풀지 못한 대한의사협회가 대통령 선거에 공들이는 모양새다. 정책제안서를 공개하는 별도 보고회를 열고 제안서 마련 과정부터 세부 내용을 자세히 소개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인 전현희 공동선대위원장이 보고회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의협 김택우 회장은 10일 용산 회관에서 열린 대선 정책 제안 보고회 개회사에서 "조기 대선이라는 특수한 정치 상황에서 의협은 '의료 정상화를 위한 의료 정책'을 각 대선 후보에게 공식적으로 제안한다"면서 "우리가 꿈꾸는 의료는 단지 의사를 위한 의료가 아니다. 국민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고 모두를 위하는 의료다. 이번 정책 제안은 의협이 국민 앞에 내놓는 약속이자 대한민국 의료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청사진"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의료계는 대한민국 의료 정상화를 위해 새 정부, 국민과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해법을 제시하겠다"며 "성장과 지속, 균형을 중심축으로 삼은 이번 제안이 의료계와 국민이 함께 만드는 변화의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의협은 앞으로도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고 지속 가능한 의료를 위한 길을 열어가고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어서 연단에 오른 전 위원장은 "이번 의협 정책 제안 주요 내용을 살펴보니 의료계가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해 진일보하고 열린 정책을 제안해줬다"면서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집권하면 "의협 정책 제안이 향후 국정 운영에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의료계와 소통하며 함께하겠다"고 화답했다.

전 위원장은 "대선까지 매우 촉박하고 민주당은 내란 종식을 위한 대응까지 해야 하는 엄중한 상황"이라면서도 "많은 전문가와 논의하고 의견을 수렴해 대선 공약을 마련하고 있다. 만일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면 새로운 정부를 차질 없이 운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의협 대선기획본부 민복기·정경호 본부장은 의료 정상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 등 대선 후보자들이 사태 해결 의지를 보였다며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민 본부장은 "단기 과제로 의료 대란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 고통받는 의대생들의 제적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 이 후보부터 각 당 후보자가 의대생 유급 관련 (해결하겠다는) 메시지를 정확하게 내줬다. 감사드린다"면서 "민주당에서도 말했듯이 전문가 의견을 반영해 국민·의료계가 함께하는 의료개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 본부장은 "의정 갈등과 의료 대란을 겪으면서 신뢰를 쌓고 소통하는 것이 어렵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꼈다. 정부와 의료계가 각기 노력해도 소통할 접점이 없었다"며 "신뢰와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사회적 거버넌스가 반드시 구성돼야 한다. 이번 정책에도 포함된 보건부 독립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정 본부장도 "의정 갈등이 1년 3개월째 지속되고 국민과 국가가 큰 손실을 입고 있다. 전날(9일)에는 의대생이 유급·제적당하는 참담한 현실을 맞이했다. 의료 정상화를 약속한 대선 후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의를 표한다"고 했다.

이번 대선이 "의료 사태를 해결하고 정치적 혼란에서 대한민국을 구해야 하는 중요한 선거"라면서 그만큼 "의협은 정치적 역할을 강화하고 정책단체로서 위상을 정립해야 한다. 회원도 이번 선거에 더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