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회동 사실 공개에 의협 "신뢰 훼손 유감"
"정부 사태 해결 의지 없어…교육 대책 내라"

이주호 부총리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회동 사실이 교육부를 통해 공개되자 정부가 사태 해결보다는 여론 형성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와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 회동 사실이 교육부를 통해 공개되자 정부가 사태 해결보다는 여론 형성에 치중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장과 만났지만 의정 대화가 문제 해결이 아닌 여론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부터 나온다.

21일 오전 교육부가 이 부총리와 김 회장이 18일 회동했다고 공개하자 의협은 보도자료를 내고 유감을 표했다. 이번 만남을 "비공개하기로 합의"했는데 부총리가 이를 깨버렸다는 것이다.

이날 회동 사실이 알려지자 의정 대화 착수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 해결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교육부 측에서 의대 교육 '마스터플랜'이 대화 선상에 올랐다고 알렸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정부의 마스터플랜 제시 전에 의정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다.

그러나 의협은 이번에 정부가 "신뢰를 훼손"한 것은 물론 "의료사태 해결 의지가 없다는 사실"만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의협은 이 부총리에게 "의대 교육 대책도 없고 전공의 요구를 수용할 의지도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결국 정부는 현 사태를 해결할 의지가 없다"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의대 교육 정상화 대책을 다시 한번 촉구했다.

의료계도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정부가 구체적인 대책보다는 의정 간 만남에 무게를 두는 만큼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의료계 관계자는 이날 청년의사와 통화에서 "2025학년도나 2026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가 핵심인데 이를 비껴간 것으로 보인다"면서 "정부가 대화 첫 단계를 밟으려 하기보다는 '대화한다'고 여론을 잠재우려는 생각이 더 커보인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김 회장이 의정 대화 조건으로 '마스터플랜'을 내건 것은 맞지만 이번 만남으로 의정 대화가 당장 활성화될 거란 전망을 내놓기에는 조심스럽다"며 "그간 정부는 본질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보다는 파생되는 문제를 덮기에 급급했다. 지나친 기대는 삼가고 정부의 행보를 계속 주시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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