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병용군 OS 20개월…사망 위험 20% 낮춰
PD-L1 CPS ≥ 1 환자서 OS 및 PFS 더 큰 이점 보여
라선영 교수 “확실한 치료 혜택 입증…급여화 기대”
[바르셀로나=김찬혁 기자]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표준 치료(SOC) 병용요법이 HER2 양성 전이성 위암 또는 위식도 접합부(mG/GEJ)암 환자의 유의미한 생존율(OS) 개선을 입증하면서, 1차 치료제로서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지난 1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24)에서 KEYNOTE-811 연구(NCT03615326)의 최종 분석 결과가 발표됐다.
KEYNOTE-811 연구는 PD-L1 상태에 관계없이 치료 이력이 없는 절제 불가능한 HER2 양성 mG/GEJ 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총 698명의 환자가 키트루다+SOC(350명)와 위약+SOC(348명) 그룹으로 1:1 무작위 배정됐으며, SOC 요법은 5-FU와 시스플라틴(FP) 또는 카페시타빈과 옥살리플라틴(CAPOX) 및 트라스투주맙으로 구성됐다.
무작위 배정은 환자의 지역, PD-L1 상태, 화학요법 선택에 따라 계층화됐다. 연구의 주요 목적은 PFS와 OS로 설정됐으며, 데이터 분석은 지난 3월 20일에 최종 마감됐다. 추적 관찰 기간은 중앙값 50.2개월(31.1-64.4)이다.
이전의 중간 분석에서 표준 치료요법(SOC)인 트라스투주맙, 화학요법 병용요법에 키트루다를 더한 병용요법은 PD-L1 CPS≥1을 보인 환자에서, 위약을 더한 SOC 요법 대비 우수한 무진행 생존율(PFS)과 객관적 반응률(ORR)을 보여, HER2 양성 전이성 위암의 1차 치료제로 승인된 바 있다.
최종 분석 결과, 키트루다+SOC 요법은 모든 환자군에서 PFS와 OS가 위약+SOC 대비 우수한 성과를 보였다. OS는 키트루다+SOC군이 중앙값 20.0개월, 위약+SOC군은 16.8개월로, 키트루다 기반 요법이 유의미한 생존 개선을 보여줬다(HR 0.80; 95% CI, 0.67-0.94; p=0.0040).
PFS는 키트루다+SOC군에서 중앙값 10.0개월, 위약+SOC군에서는 8.1개월로 보고돼(HR 0.73; 95% CI, 0.61-0.87) 키트루다 기반 요법이 더 긴 생존 기간을 보였으며, ORR은 키트루다+SOC군에서 72.6%, 위약+SOC군에서 60.1%로, 키트루다 기반 요법이 더 높은 반응률을 보였다.
특히 PD-L1 CPS ≥1 환자군에서 키트루다+SOC군의 OS 중앙값은 20.1개월, 위약+SOC 군은 15.7개월로 나타났다(HR 0.79; 95% CI, 0.66-0.95). PFS의 경우, 키트루다+SOC군의 중앙값은 10.9개월, 위약+SOC군은 7.3개월을 기록했다(HR 0.72; 95% CI, 0.60-0.87).
사전 지정된 하위 그룹 분석에서 PD-L1 CPS ≥ 1인 환자군과 PD-L1 CPS < 1인 환자군을 비교한 결과, PD-L1 CPS ≥ 1 그룹에서 키트루다를 사용한 환자군은 PFS가 중앙값 10.9개월(95% CI: 8.5-12.5)로, 위약군의 7.3개월(95% CI: 6.8-8.4)보다 길었다(HR 0.72; 95% CI: 0.60-0.87). OS 또한 펨브롤리주맙군에서 중앙값 20.1개월(95% CI: 17.9-22.9)로, 위약군의 15.7개월(95% CI: 13.5-18.5)보다 길었다(HR 0.79; 95% CI: 0.66-0.95).
반면 PD-L1 CPS < 1 그룹에서는 펨브롤리주맙과 위약 간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PFS는 펨브롤리주맙군과 위약군 모두 9.5개월로 비슷하게 나왔으며, HR은 0.99(95% CI: 0.62-1.56)로, 펨브롤리주맙 병용의 효과가 위약에 비해 유의미하지 않았다. OS도 펨브롤리주맙군이 중앙값 18.2개월(95% CI: 13.9-22.9), 위약군은 20.4개월(95% CI: 16.4-24.7)로 나타났으며, HR은 1.10(95% CI: 0.72-1.68)로 역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안전성 면에서 3등급 이상의 약물 관련 부작용 발생률은 키트루다+SOC군에서 59%, 위약+SOC군에서 51%로 보고됐다.
발표자인 베네토 종양학 연구소 사라 로나르디(Sara Lonardi) 박사는 “최종 분석 결과, 펨브롤리주맙과 트라스투주맙, 화학요법을 병용한 치료가 절제 불가능한 HER2 양성 위암/위식도 접합부 선암 환자들에게서 전체 생존율(OS)을 유의미하게 개선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PD-L1 CPS ≥1인 환자들에게서 더 나은 결과가 나타났으며, 이 연구는 이 치료법이 1차 표준치료로 자리 잡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ESMO 2024 현장에서 만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종양내과 라선영 교수는 “데이터를 분석할 때 어떤 기준으로 효과를 평가할지 생각해 봐야 하는데, 궁극적으로는 OS가 개선돼야 진정한 의미에서 환자에게 도움이 된다. KEYNOTE-811의 경우, 2021년 데이터가 공개됐을 때 반응률이 매우 좋았다. 당시에도 이 치료법이 잘 듣는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OS를 얼마나 연장시킬 수 있을지는 장기간 추적 관찰을 통해 확인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까지 PFS가 길어져서 효과가 있다는 것은 확인했지만 OS가 충분히 개선되지 않아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웠다. 그런데 더 많은 환자를 오랜 기간 추적 관찰한 결과, 최종적으로 OS까지 연장되는 효과가 확인됐다. 이는 확실한 치료적 이득이 있다는 것을 입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라 교수는 키트루다 병용요법이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허가된 것과 관련해, 국내 진료 환경에 미칠 영향을 묻는 질문에 “결국, 어떻게 보험 급여가 나오느냐가 가장 큰 이슈다. 무엇이든 급여가 돼야 환자들이 접근할 수 있다. 특히 KEYNOTE-811 데이터는 HER2 양성 환자에 대해 처음으로 나온 데이터다. 이번 데이터를 바탕으로 급여가 적용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트라스투주맙과 펨브롤리주맙은 위암 치료에서 필수가 됐다. 이제 HER2 양성, PD-L1 양성인 환자들은 반드시 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 두 약을 쓰지 않는다면 그건 의료적으로 옳지 않은 선택이며, 환자에게 큰 손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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