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트루다 병용요법 임상 다수 진행 중…ADC 연구 활발
“5~6년간 30개 이상 신약 후보물질 데이터 발표할 것”
[바르셀로나=김찬혁 기자] MSD가 자사의 면역항암제와 정밀 표적 치료를 중심으로 한 포트폴리오 확장 계획을 구체적으로 공개해 이목을 끈다.
MSD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MSD ESMO 2024 언론 브리핑(ESMO 2024 Press Briefing)을 열고 주요 신약 후보물질과 연구 전략을 공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MSD의 항암제 부문 글로벌 임상 개발 책임자인 마조리 그린(Marjorie Green) 수석 부사장과 MSD 글로벌 임상 개발 담당 스콧 에빙하우스(Scott Ebbinghaus) 부사장이 참석했다.
그린 수석 부사장은 “MSD는 면역시스템을 더욱 활성화해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다양한 치료법을 탐구 중이다. 우리가 이미 면역항암제에서 큰 진전을 이룬 만큼, 더 나아가 암세포가 면역 공격을 회피하는 기전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MSD는 현재 히알루로니다제와의 병용 ‘MK-3475A’, 비보스톨리맙과의 병용 ‘MK-7684A’, 파베졸리맙과의 병용 ‘MK-4280A’, 쿼본리맙과의 병용 ‘MK-1308A’ 등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와 관련된 다양한 병용요법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들 병용요법은 각각 항 TIGIT, 항 LAG-3, 항 CTLA-4와 같은 면역관문 억제제들과 함께 암세포에 대한 면역반응을 증대시키기 위해 개발되고 있다.
특히 MSD가 기대를 걸고 있는 후보물질 중 하나는 개별 맞춤형 신생 항원 치료제(Individualized Neoantigen Therapy, INT) ‘V940(mRNA-4157)’로, 이 약물은 암세포의 고유 항원을 인식해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맞춤형 면역 항암 치료법이다. 모더나와의 협업으로 개발 중인 V940은 키트루다와 병용해 흑색종 환자들의 생존율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데이터를 발표했다.
그린 수석 부사장은 “V940은 각 환자의 암세포에서 유래한 신생 항원을 목표로 해 면역체계를 강화한다. 이 약물이 키트루다와 함께 사용될 때 암세포에 대한 장기적인 면역반응을 강화하는 매우 고무적인 데이터를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현재 흑색종뿐만 아니라 다른 고형암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다양한 암종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그린 수석 부사장은 MSD의 면역항암제 및 정밀 표적 치료 개발이 지속되고 있으며, 특히 여러 치료법의 병용이 암 환자의 장기 생존율을 높이는 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밀 표적 치료 영역에서는 암세포의 특정 유전자 변이를 표적으로 삼는 치료법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PARP 억제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와 HIF-2α 억제제 ‘웰리렉(성분명 벨주티판)’이 소개됐다.
MSD는 항체 약물 접합체(ADC)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신약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ADC는 암세포 표면에 있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해 약물이 암세포로 직접 전달되도록 설계된 치료법이다. 이날 소개된 주요 후보물질 중 하나는 ‘MK-1022(파트리투맙 데룩스테칸, HER3-DXd)’으로, 다이이찌산쿄와 공동 개발 중인 HER3를 표적으로 하는 ADC다.
에빙하우스 부사장은 “MK-1022은 HER3 단백질을 표적으로 해 암세포에 매우 선택적으로 작용한다. HER2 양성 또는 음성 종양 치료에서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다양한 고형암에서 중요한 치료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에빙하우스 부사장은 TROP2 등 다양한 표적에 대한 ADC 연구의 진전도 설명했다. MK-2870과 MK-3120은 각각 TROP2와 넥틴-4를 표적으로 하며, 여성암과 폐암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MK-5909와 MK-2400은 CDH6와 B7H3를 표적으로 하는 신약 후보물질로, 다양한 암종에 대해 추가적인 임상 연구가 진행 중이다.
에빙하우스 부사장은 “ADC 기술은 매우 정밀한 표적 치료를 가능하게 하며, 특히 여러 암종에서 기존 치료법을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강력한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MSD는 향후 5~6년 동안 30개 이상의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데이터를 발표할 예정이며, 이는 암 치료 분야에서 큰 진전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린 수석 부사장은 “지난 10년간 키트루다는 몇몇 치명적인 암종에 있어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이끌어 내며, 의학의 새로운 장을 여는 데에 일조했다. 10년 전 키트루다가 처음으로 승인을 받은 후, 지금까지 총 230만 명 이상의 암 환자들이 키트루다로 치료를 받았다. 이번 ESMO에서 발표한 생존율 데이터는 특히 삼중음성 유방암, 자궁경부암, 흑색종, 위암 치료에 있어 키트루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의 연구는 키트루다에서 멈추지 않는다. 이번에 발표된 데이터를 통해 MSD는 ADC를 포함한 또 다른 혁신적인 치료제 개발을 이끌어 낼 탄탄한 파이프라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한, 25개 이상의 새로운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해 단일 그리고 키트루다와의 병용으로 잠재력을 확인했으며, 앞으로 ADC, 정밀 분자 표적 등 새로운 메커니즘 탐색을 통해 항암제의 미래를 설계하는 데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